<앵커>
현 정부의 주택공급 키워드는 '공공이 주도하는 개발'이죠.
각종 이유로 개발이 멈춰선 지역에 공공이 참여해 개발한다는 구상인데, 주택 공급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까요?
전효성 기자가 공공재개발 지역을 찾았습니다.
<기자>
[오프닝: 최근 정부가 공공이 주도해 재개발을 추진하는 공공재개발 사업 후보지를 선정했습니다. 서울의 부족한 주택공급을 해소할 묘수가 될수 있을까요? 오늘 저와 함께 공공재개발 대상지역을 둘러보겠습니다. 함께 가시죠.]
성북구에 위치한 장위8구역 일대입니다.
지은지 수십년은 돼 보이는 노후 주택이 빼곡히 늘어서 있습니다.
이곳 일대는 10여년 전부터 재개발 논의가 있어온 곳이지만, 주민간 의견이 엇갈리며 지난 2017년 사업은 완전히 멈춰섰습니다.
그 사이 주변 지역은 정비사업을 마쳐 대부분 새 아파트 단지가 들어섰습니다.
지난 30일 정부는 이곳 장위8구역을 비롯해 재개발이 장기간 멈춘 지역 16곳을 공공재개발 후보지로 선정했습니다.
'공공재개발'이란 LH나 SH 같은 공공기관이 공동 시행자로 참여해 재개발 사업을 이끌어가는 방식입니다.
사업성이 낮아 재개발이 추진되지 못하는 곳에 들어가 용적률 규제를 완화하고 각종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 하는 방향으로 추진됩니다.
[브릿지: 이번에 발표된 공공재개발 후보지의 입지는 전반적으로 양호하다는 평가입니다. 또한, 재개발이 장기간 멈춰선 곳이 대부분이라 공공재개발이 추진되면 빠른 속도로 지역이 정비될 거란 기대감도 큰 상황입니다.]
실제 주민들을 만나본 결과 무엇보다도 빠른 속도로 정비사업이 추진되기를 기대하는 바람이 컸습니다.
[이인숙 / 성북구 장위동: 어차피 선정됐으니까 이제 될 거 아니에요. 빨리 됐으면 좋겠어요.]
[김봉호 / 성북구 장위동: 기대를 주민들이 많이 하고 있죠. 모두들 (재개발이) 된다고 하면 빨리 되기를 원하죠.]
다만, 공공재개발이 성공적으로 추진되기 위해선 아직 넘어야할 산이 많습니다.
첫번째는 '현금 청산'과 관련한 재산권 분쟁입니다.
재개발 지역은 '권리기준일'을 기준으로 새 아파트 분양권을 받을지, 현금청산 대상이 될지가 결정됩니다.
민간 재개발은 언제 재개발 구역으로 지정됐는지가 권리기준일이 되는데, 공공 재개발은 공공 재개발 계획을 발표한 지난해 9월 21일이 기준입니다.
기존 빌라를 사고 파는 경우는 문제가 없지만, 9월 21일 이후 지은 신축 빌라는 현금 청산 대상에 포함됩니다.
이른바 '지분 쪼개기'를 막기 위한 조치인데, 만약 신축 빌라 소유쥬를 중심으로 공공 재개발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거세진다면 주민 동의율을 채우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습니다.
두번째 문제는 'LH 땅투기 사태'로 인한 공공에 대한 신뢰성 문제입니다.
공공 재개발 계획이 발표될 때까지만 해도 사업성 낮은 지역에 공공(LH·SH)이 참여해 재개발에 나선다는 점에 시장의 관심이 높았습니다.
하지만 LH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면서 공공 개발을 주도해야할 LH의 신뢰도는 크게 무너진 상태입니다.
SH역시 공공 택지를 민간 건설업체에 헐값에 팔아넘겼다는 시민단체 지적이 최근 나오기도 했습니다.
[유선종 /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LH나 공기업이 공공개발의 주체로 참여하는 것에 대해서 과연 국민들이 어디까지 수용할 수 있을까, 어디까지 신뢰하고 다시 한 번 맡겨줄 수 있을까, 이런 부분에서 상당부분 한계가 있지 않을까…]
정부의 공공주도 개발이 본격적으로 닻을 올린 가운데, 주택 공급과 투기 수요 차단,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전효성의 시크릿 부동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