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고대에 한반도 일부를 지배했다는 '임나일본부설'에 입각해 역사를 기술한 일본의 중학교 역사교과서가 문부과학성의 검정 심사를 통과했다.
30일 일본의 우익단체 '새로운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의 구성원이 쓴 지유샤의 중학교 교과서는 이날 교과용 도서 검정조사심의회를 통과했다. 이 교과서는 작년 중학교 교과서 검정 심사 때 불합격 판정을 받았지만 이번 고등학교 1학년용 교과서 검정에 신청해 합격 판정을 받았다.
한국의 시민단체인 아시아평화와역사교육연대가 지유샤의 중학교 역사교과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 교과서에는 임나일본부 설치와 관련한 직접적인 기술은 없지만, 서술 내용은 4~6세기 일본이 한반도 남부를 직·간접적으로 지배했다는 전형적인 임나일본부설에 입각해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이 교과서는 391년 왜가 백제를 격파했다는 것이 광개토대왕비를 통해 입증할 수 있는 사실인 것처럼 기술하고 있다. 임나(가야)의 영역을 과장되게 묘사한 지도와 중국에 조공한 목적이 한반도 남부에 대한 군사적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는 기술도 임나일본부설에 입각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아시아평화와역사교육연대는 이 교과서가 일본의 대(對)한반도 영향력의 기원을 광개토대왕비에서 찾고 상실의 시점을 신라의 임나 병합 시기와 연결하는 것이 당시 고구려인이 과장해서 서술한 것으로 인식하는 최근 연구 경향에 배치되는 서술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 교과서에는 임진왜란을 '조선출병'으로 기술했고, 지도의 제목을 '조선출병지도'라고 기술했다. 일본이 일으킨 태평양전쟁은 '대동아전쟁'으로 기술하고 있으며, 러일전쟁에 대해 아시아의 독립운동을 독려했다고 미화하는 내용도 담겼다.
또 일제 강점기 강제동원에 관한 기술은 있으나, 일본군 위안부 관련 기술은 실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