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과의 동침 나선 CGV…생존 위해 '안간힘'

입력 2021-03-30 17:13
수정 2021-03-30 17:13
CGV, 생존 위해 '안간힘'
<앵커>

CJ CGV가 경쟁 관계인 OTT와의 협력에 나서는 등 생존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관람료도 일부 인상하기로 했는데, 소비자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합니다.

박승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영화관 CGV에 OTT 서비스 '왓챠(WATCHA)'의 특별관이 생깁니다.

다음 달 1일부터 CGV 전국 14개 지점에 설치되는 '왓챠관'에서는 왓챠가 수입한 영화들이 상영됩니다.

CGV는 또 영화와 여행을 결합한 상영회를 여는가 하면, 영화관에서 금융 강의를 진행하는 등 생존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내 영화 관객 수는 전년 대비 73.7% 줄어든 5,952만 명에 불과했고, 매출 역시 4분의 1수준인 5천억 원대에 머물렀습니다.

CGV 역시 최악의 한 해를 보냈는데, 매출이 전년 대비 70.0% 감소하면서 창사 이래 처음으로 영업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올 들어서도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상황이 악화되면서 말 그대로 '고사' 직전에 놓였습니다.

CGV는 다가오는 주말부터 영화 관람료를 올립니다.

지난해 10월 이어 반 년 만의 추가 인상인데, 이렇게 되면 일반 영화 요금 기준으로 최대 1만 4천 원까지 비싸집니다.

소비자들의 반응은 싸늘합니다.

[윤재희 / 서울 중구 : 너무 비싸죠. 가서 영화만 보는 것도 아니고 먹기도 하잖아요. 또 혼자 보지 않고 둘 셋씩 보니까.]

[윤규현 / 서울 중구 : 3만 원 돈을 써야 하는데, 넷플릭스나 유튜브 같은 미디어 업체가 많다 보니까. 넷플릭스가 너무 잘 돼있잖아요.]

[한세민 / 서울 종로구 : 영화관에서 한편 볼 수 있는 금액이면 집에서 편안하게 여러 영화를 관람할 수 있으니까. 집에서 보는 편을 선호하긴 하죠.]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은 관람료 조정에 대해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지만, 과거 사례를 보면 CGV를 그대로 따라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문가들은 OTT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데, 영화 관람료를 더 올릴 경우 소비자들의 이탈을 부채질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노철환 / 인하대학교 연극영화학과 교수 : 고정 영화팬을 노리는 일본의 사례를 참조했다고 생각하는데요. 이 결정이 가성비가 좋은 문화 할동으로 인식돼있는 한국의 영화산업 구조에 적합한 결정이었는지는 의문입니다.]

이미 20년 전에 무제한 관람권을 도입해 관객의 방문 횟수를 늘리는 데 성공한 프랑스 영화계처럼, 저렴하고 편리한 OTT 서비스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한국경제TV 박승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