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제일 잘 나가
<앵커>
[플러스 PICK] 시간입니다.
이지효 기자, 첫 번째 키워드는 '내가 제일 잘 나가'입니다.
<기자>
네, 또 노래를 부르려고 키워드를 이렇게 잡은 건 아닌데요.
대표적으로 돈 많이 벌는 직업이라면 뭐가 떠오르시나요?
여러 직업이 있겠지만 과거에는 판검사하면 출세를 보장했었죠.
그런데 요새 판검사보다 잘 나가는 게 개발자라고 해서 이 얘기를 해드리려고 합니다.
<앵커>
판검사보다 잘 나가는 게 개발자라고요?
<기자>
네. 한국고용정보원이 2018년에 발행한 자료를 가져왔습니다.
보시면 초봉 평균이 검사가 4,310만원, 판사가 4,137만원 정도입니다.
그런데 아시겠지만 넥슨이 올해 개발직군 신압사원의 초임 연봉을 5,000원으로 높였죠.
판검사는 물론 지난해 대기업 신입 대졸 사무직 근로자의 평균 초임 연봉 3,347만원이 비해도 1.5배나 높은 수준입니다.
넥슨뿐만 아니라 넷마블, 컴투스, 게임빌 등이 개발직군 연봉을 800만원 인상했고,
크래프톤이나 엔씨소프트는 연봉을 2,000만원, 1,300만원이나 올리는 강수를 두고 있습니다.
<앵커>
직업에 귀천을 따질 수는 없겠지만 단순 연봉으로는 그렇다는 건데,
개발자 연봉이 올라가는 건 인력이 귀해서 그런 거겠죠?
<기자>
네. 사실 IT기업들이 이렇게 연봉을 올리는 것은 개발자를 유치하기 위해서죠.
2021년 국내 IT 시장 규모가 전년보다 4.7% 성장한 23조 8,000억원으로 전망되는데,
시장이 확대되면서 개발자 같은 전문 인력도 부족한 상황입니다.
특히 인공지능, 클라우드, 빅데이터, AR·VR 등의 분야에서 수요가 예상됩니다.
<앵커>
특히 VR이나 인공지능 같은 분야는 가르칠 수 있는 기관 자체가 거의 없기 때문에
당연히 관련 인재도 적은 게 아니냐하는 생각이 드네요.
IT 플랫폼 기업들은 이 분야를 확장하면서 인재를 뽑고 있잖아요?
<기자>
네. 일례로 네이버가 올해 개발자 900명을 신규로 채용한다고 발표했죠.
600~700명 수준의 채용이 이뤄진 지난해에 비해 50% 정도 늘어난 규모이자
1999년 회사가 설립된 이후로 최대입니다.
특히 이번 채용에는 비 전공자를 뽑아서 별도로 개발자로 육성하는 과정도 신설하는 점이 특징입니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인재들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앵커>
비 전공자까지 뽑아서 개발자로 키운다, 이유가 뭘까요?
<기자>
워낙에 글로벌로 진행하는 IT사업이 많은 데다, 사업마다 특성이 다양합니다.
미국 자회사 웹툰엔터테인먼트를 중심으로 북미·유럽 지역의 콘텐츠 지식재산권(IP) 사업에 집중하고 있고,
일본에선 소프트뱅크와 손잡고 출범한 A홀딩스가 쇼핑사업 진출을 선언하기도 했죠.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글로벌 사업을 뒷받침 할 개발 인력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외에도 카카오커머스는 최근 1억 상당의 스톡옵션을 준다고 채용 조건을 걸었고,
넥슨도 세자릿수 규모의 개발자 채용을 진행 중인 상황입니다.
<앵커>
개발자 중에서도 단순히 기술력만 좋기보다는 사업의 특성을 읽는 능력을 가진 개발자들이 더 성공하겠네요.
이렇게 개발자들을 우대하면다면 앞으로 개발자 꿈꾸는 사람들이 더 많아질 것 같습니다.
<기자>
네. 개발자로 변신하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는 모습인데,
일례로 코딩교육 스타트업의 프로그래밍 수업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합니다.
대부분 프로그래밍을 배운 적이 없는 '초보'를 위한 수업의 비전공자의 비율이 88%에 달할 정도라고 합니다.
다만 앞서 말씀 드린 대기업이 전방위적으로 개발자를 싹쓸이 해가다 보니
정작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에서는 초기 단계의 개발자를 점점 구하기 어려워지는,
양극화 현상도 또 다른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