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개인 순매수 1∼3위 전기차·2차전지

입력 2021-03-29 08:25


개인들이 연금계좌를 활용해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기 시작하면서 1분기 들어 국내 ETF 시장에도 변화가 이는 모습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ETF 개인 순매수 상위권을 독식했던 레버리지·인버스형 상품은 순위가 밀리고, 그 자리에 유망 산업에 투자하는 섹터형 상품들이 자리를 차지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이달 26일까지 개인 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ETF 상품은 중국 전기차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로, 순매수액이 5천933억원이었다.

뒤이어 'TIGER KRX2차전지K-뉴딜'(4천821억원), 'KODEX 2차전지산업'(3천246억원)이 각각 2·3위를 차지했다.

이들 3개 상품에 대한 순매수액만 새해 들어 1조4천억원에 달했다.

'KODEX 미국FANG플러스(H)'(6위·1천371억원), 'TIGER 차이나항셍테크'(7위·1천9억원), 'TIGER KRX BBIG K-뉴딜'(8위·1천6억원)도 각각 개인 순매수 10위권 안에 드는 등 글로벌 기술주와 신성장 테마형 ETF에 자금이 몰리는 분위기다.

개인 투자자들의 이런 투자 행태는 단타 매매 위주로 ETF를 활용하던 과거와는 확연히 차별화된 모습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한 해 개인 투자자들의 ETF 및 상장지수증권(ETN) 순매수 순위를 살펴보면 '곱버스'(지수 인버스 레버리지형 상품)와 같은 지수형 파생상품과 천연가스·금·은 등 변동성이 큰 원자재 관련 상품이 8개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2020년 역시 10위권 상품 중 7개가 지수형 파생상품과 원유선물 관련 상품이 차지해 전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레버리지형 또는 인버스형 ETF는 단기 차익실현 목적으로 매매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시장 상황에 따라 순매수 규모가 급변하는 일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반면 최근 인기를 끄는 신성장 테마형 ETF들은 시장 상황 변화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순매수세가 꾸준히 이어져 온 점도 차별화된 대목이다.

개인 투자자들의 이런 행태 변화에는 우선 코로나19 사태 이후 전 세계적으로 신성장 테마형 ETF의 인기가 부상한 점이 한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더불어 연금계좌를 활용한 ETF 투자가 늘어난 점도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실제로 국내 6개 대형 증권사 연금저축계좌(퇴직연금 제외)의 ETF 잔고는 작년말 기준 1조1천912억원으로 1년 새 306% 증가했고, 증가 속도는 최근 들어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퇴직연금 계좌까지 포함하면 연금계좌에서의 ETF 투자 규모는 이보다 훨씬 늘어난다. 연금계좌에서는 레버리지나 인버스형 상품에 투자할 수 없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