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살배기도 총 맞아…미얀마 하루 최소 114명 사망

입력 2021-03-28 17:34


미얀마에서 27일 군경의 무차별적 총격으로 희생된 시민들 가운데 어린이가 여러 명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제사회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말로만 군부의 학살을 비난할 것이 아니라 이제는 국제사회가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외신과 현지매체 등에 따르면 '미얀마군의 날'인 이날 미얀마 곳곳에서는 군부독재 타도를 외치는 시민들이 거리에 나왔고 하루 동안 군경의 총격으로 114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1일 군부 쿠데타가 발생한 뒤 하루 동안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라와디 등 미얀마 매체에 따르면 이날 5∼15세 어린이 최소 4명이 군경의 총탄에 목숨을 잃었다.

또 미얀마 수도 양곤 교외의 집 근처에서 놀던 한 살배기 여자 아기는 눈에 고무탄을 맞았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이 아기의 오른쪽 눈이 붕대로 덮인 사진이 퍼지면서 네티즌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미얀마 현지 언론에 따르면 군부 쿠데타 이후 약 두 달 동안 숨진 어린이가 20명이 넘는다.

어린이들의 끔찍한 죽음에 국제사회는 미얀마 군부를 향한 규탄의 목소리를 한층 더 높였다.

미얀마 주재 유럽연합(EU) 대표단은 성명을 내고 "무장하지 않은 민간인들, 특히 어린이들을 살해하는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미얀마의 76회 국군의날은 영원히 테러와 불명예의 날로 새겨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미얀마 주재 미국대사인 토머스 바이다는 "어린이들을 포함한 비무장 민간인들을 살해하는 것은 소름 끼친다"며 미얀마 군부를 비판했다.

도미니크 라브 영국 외무장관도 트위터에서 어린이들을 비롯한 민간인들에 대한 살인을 규탄하고 "이 분별없는 폭력을 종식하기 위해 국제사회 동반자들과 협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트윗을 통해 "우리는 버마(미얀마) 보안군이 자행한 유혈사태에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군부의 학살을 막기 위해 국제사회가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톰 앤드루스 유엔 미얀마 인권특별 보고관은 전세계가 행동에 나서야 할 때라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내지는 국제 긴급 정상회담을 열어야 한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