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금소법 소비자 불편 유감…나쁜 관행으로 돌아갈 수 없다"

입력 2021-03-26 17:29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후 빚어지는 소비자 불편과 관련해 "매우 안타깝고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은 위원장은 그러면서도 "시간이 더 걸리고 불편한 점이 다소 있더라도 불완전판매라는 과거의 나쁜 관행으로 되돌아갈 수는 없다"며 "금융 소비자 보호를 더욱 굳건히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은 위원장은 오늘(26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금융협회장들과 간담회를 열고 금소법 시행과 관련한 현장 애로사항 등을 듣고 협조를 당부했다.

금소법 시행 첫날인 어제(25일)부터 펀드 등 각종 상품 가입에 걸리는 시간이 길어지는 등 혼란이 발생하자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간담회에는 김광수 은행연합회장, 정희수 생명보험협회장, 정지원 손해보헙협회장,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 성인모 금융투자협회 전무, 하은수 저축은행연합회 전무, 박영범 신협중앙회 관리이사가 참석했다.

은 위원장은 "금소법의 시행령, 세부수칙 마련이 늦었다는 부분도 있고 (금융사) 창구 직원들까지 지침이 잘 전달되지 않아 국민 불편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 매우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금소법 시행 전보다 은행 창구에서 금융상품을 가입하는 데) 시간이 더 걸린다는 지적에 대해 소비자 보호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개선의 여지가 있는지 업계, 협회와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모바일로 투자성향 설문 응답을 완료한 뒤 현장에서 펀드 등의 가입 절차를 이어가는 등의 방식으로 시간을 단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설명이다.

다만 은 위원장은 "안타깝지만 '빨리빨리'와 소비자 보호는 양립하기 어렵다"며 "국민 여러분도 이해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1년 전에 펀드 불완전판매로 피해자들이 눈물을 흘렸는데 벌써 잊어버리고 빨리빨리 가자고 하는 건 맞지 않는다"며 "소비자 보호라는 기본은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냉정히 따져보면 현재 여러 금융사 최고경영자(CEO)가 불완전판매로 제재 심사를 받고 있다"며 "지금 창구에서 불완전판매를 줄이는 데 노력한다면 미래에는 그런 일을 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은 위원장은 간담회를 마친 뒤 서울 시내 한 은행 지점을 현장 방문했다.

다음주부터는 은행, 금융투자사, 보험사, 저축은행·여신전문금융회사 CEO와 간담회를 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