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하균 외에 누가 이런 연기를 해낼 수 있을까.
날이 갈수록 관심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는 JTBC 금토드라마 '괴물'에서 배우 신하균이 깊이 있는 연기로 결이 다른 스릴러를 완성해 나가고 있다.
이동식 역의 신하균은 누구라도 의심할 수 밖에 없는 소름 끼치는 웃음과 의문의 행동으로 드라마 초반부터 시선을 압도했다. 자신을 의심하는 주원(여진구)에게 보여준 소름 끼치는 웃음과 2회 마지막 조카 같은 민정(강민아)의 잘린 손가락을 직접 진열하는 장면은 시청자들의 혼란을 가중시켰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20년에 걸친 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을 잡기 위해 스스로 괴물이 되기를 선택한 그가 놓은 덫이었음이 밝혀지면서 진범이 밝혀지고 그를 잡은 순간의 카타르시스가 더욱 배가 될 수 있었다.
8회 범인 강진묵(이규회)의 극단적 선택으로 연쇄살인사건에서 여동생 이유연(문주연) 사건의 미스터리로 전환되면서 이동식 캐릭터 역시 전환점을 맞았다. 이전의 동식은 그간 겪은 숱한 비극으로 인해 자신의 진짜 감정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았던 인물이었다. 하지만 20년 간 찾아 헤맨 동생 유연이가 자신이 매일 드나들었던 지하실 벽에 묻혀 있었던 것을 발견한 그는 참아왔던 감정을 쏟아냈다. 맨손으로 벽을 허물면서 미안하다고 우는 이동식의 모습은 괴물 같았던 그의 껍데기를 한 꺼풀 벗겨내 인간적인 연민을 이끌어냈다. 뿐만 아니라 강진묵 자살 교사 혐의로 체포된 남상배(천호진) 소장을 바라보는 서글픈 눈빛과 여동생의 직접적인 사인이 교통사고로 밝혀지면서 분노로 절규하는 모습, 남상배 소장의 죽음으로 무너지며 마침내 오열하는 이동식으로 시시각각 변모하는 신하균의 열연은 그야말로 명불허전이다.
드라마 ‘괴물’의 진짜 반전은 어쩌면 인간에서 괴물로, 괴물에서 인간으로 변한 이동식이라는 인물 그 자체일 것이다. 그리고 진짜 괴물은 이런 이동식을 웃음 하나, 눈빛 하나 지나칠 수 없게 만드는 신하균일 것이다. 겹겹이 쌓아온 이동식의 감정들을 하나씩 벗겨내며 깊이와 스케일이 다른 대체불가 연기로 브라운관을 집어 삼킨 신하균. 물 만난 듯 자신이 가진 모든 에너지를 뿜어내며 매회 강렬한 존재감을 선보이고 있는 신하균은 지금 다시 전성기다.
천호진의 죽음으로 더욱 증폭된 미스터리로 궁금증과 여운을 더해가는 JTBC 드라마 ‘괴물’은 매주 금, 토 밤 11시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