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덕분에"...문화예술 로열티 첫 흑자 달성

입력 2021-03-23 13:32
K-POP, 한류 드라마, 웹툰 효과


지난해 한국의 지식재산권 무역수지 적자 폭이 한 해 전의 네 배 수준으로 불어났다.

방탄소년단(BTS) 등을 중심으로 한 케이팝(K-POP·한국 대중가요)과 한국 드라마·웹툰 등 한류 열풍의 영향으로 문화예술저작권 수지는 최초로 흑자를 기록했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0년 지적재산권 무역수지(잠정) 적자는 18억7천만달러(약 2조1천99억원)다. 적자 폭이 2019년(5억3천만달러·확정)보다 13억3천만달러나 커졌다.

지식재산권 무역수지는 경상수지 항목 중 지식재산권 관련 국제거래 현황을 따로 모아 산출하는 통계다. 지재권 대가의 수취는 수출, 지급은 수입으로 이해할 수 있다.

유형별로 보면 산업재산권 수지가 특허 및 실용신안권(-23억8천만달러)을 중심으로 35억3천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특허 및 실용신안권은 국내 대기업의 수출이 감소한 영향으로 적자 폭이 커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 기업의 해외 현지 법인 생산이 타격받으면서 수출(-12억3천만달러)이 수입(-6억5천만달러)보다 더 많이 감소했다.

상표 및 프랜차이즈권 수지는 지난해 11억5천만달러 적자로, 연간 기준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저작권은 연구개발 및 소프트웨어 저작권(17억3천만달러)과 문화예술저작권(1억6천만달러) 모두 흑자를 기록했다.

연간 문화예술저작권 수지 흑자는 사상 처음이다.

이를 두고 한은 관계자는 "K팝 등 한류 콘텐츠 경쟁력이 강화하면서 수출이 늘었다"며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외부 활동 제약으로 외국계 영화사의 수입이 감소한 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컴퓨터프로그램은 10억8천만달러 흑자에서 3억달러 적자로 전환했다.

국내 대기업의 수출이 늘면서 데이터베이스 부문에서는 연간 기준 역대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기관 형태별로 보면 외국인투자 대기업(-2억달러), 외국인투자 중소·중견기업(-51억2천만달러) 등은 적자를 기록했다.

외국인투자 중소·중견기업 적자 규모는 연간 기준으로 역대 최대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유튜브나 넷플릭스 시청이 늘어난 데다 해외 개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사용이 많아지면서 문화예술 저작권 및 소프트웨어 저작권 사용료를 중심으로 적자 폭이 늘어나는 추세다.

국내 대기업은 12억5천만달러로 연간 기준 역대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국내 중소·중견기업(22억3천만달러)은 흑자 폭이 커졌다.

산업별로는 제조업(-5약7천만달러)과 서비스업(-13억2천만달러)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제조업 가운데 전기전자제품(-1억3천만달러)은 연간 기준 역대 최소 적자를 냈다.

거래상대방 국가별로 보면 미국(-38억4천만달러), 영국(-9억8천만달러), 일본(-3억5천만달러) 등에서 적자를 보였다.

중국(25억9천만달러)에 대해서는 흑자 규모가 늘면서 베트남(17억7천만달러)을 2년 만에 제치고 흑자 교역국 1위를 차지했다.

(사진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