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도 마음이 끌려야"…MZ세대의 '덕질투자'

입력 2021-03-22 17:45
수정 2021-03-22 19:29
<앵커>

2030세대의 '경제생활'을 엿볼 수 있는 ‘MZ적시점’입니다.

최근 MZ세대는 주식이나 펀드 등 기존 투자 방식에서 벗어나 개성 있고 독특한 재테크에 주목한다고 합니다.

음원 저작권과 미술품에 투자하거나 한정판 상품을 되팔아 차익을 보기도 합니다.

MZ세대의 특별한 재테크, 오민지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27세 최광혁씨는 매일 눈을 뜨자마자 음원 순위표를 확인합니다.

주식이나 코인보다 최 씨에게 더 큰 수익률을 안겨 준 투자처가 음원 저작권이기 때문입니다.

음원 저작권 거래 플랫폼에서는 주식처럼 음원 저작권을 사고 팔아 차익을 볼 수도 있고 매월 저작권료를 배당금처럼 받기도 합니다.

[최광혁 / 음원 저작권 거래 플랫폼 이용자 : 주식이나 코인은 들어가 있으면 수익이 있을 때까지 기다리거나 손해를 보고 나와야 하잖아요. 저작권료가 나오니까 어느 정도 버틸 힘이 생기는 것 같아요. (저작권료는) 6~9% 정도 왔다갔다하고, 판매수익은 한달에 한 40만원 정도...]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음원의 저작권을 구입해 수익까지 기대할 수 있어 MZ세대 사이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는데요.

지난해 이 플랫폼을 통한 투자자들의 저작권료 수익률은 연평균 8.7%였습니다.

[박경진 / 음원 저작권 거래 플랫폼 관계자 : 전체 회원 중에 70% 정도가 MZ세대로 구성돼 있습니다. 최근 가요계 이슈랑 MZ세대 투자 열풍이 더해지면서 비중이 더 늘어났습니다.]

이처럼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이른바 ‘덕질테크’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좋아하는 분야에 심취해 관련된 것들을 모으거나 찾는 ‘덕질’과 ‘재테크’의 합성어인데요.

수익과 정서적 만족감을 동시에 얻을 수 있다는 게 장점으로 꼽힙니다.



음원 저작권 재테크뿐만 아니라 미술품에 투자할 수 있는 플랫폼도 인기입니다.

대표적인 미술품 투자 플랫폼인 '아트투게더'에서는 인기 작품의 경우 투자 모집이 오픈 1,2분 만에 마감되기도 합니다.

지난달 진행된 나라 요시토모와 스기토 히로시의 작품은 모집 30초만에 마감됐습니다.

한정판 제품을 구입해 되파는 ‘리셀’ 산업도 개성을 중시하는 MZ세대의 특성을 공략해 빠르게 성장 중입니다.

이곳은 한정판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오프라인 매장입니다.

제가 들고 있는 이 신발의 가격은 500만원인데요. 구매가격이 2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약 스물다섯 배나 오른 것입니다.

슈테크 등 리셀 투자가 등장한 지는 오래지만 최근 MZ세대가 재테크에 관심을 가지면서 다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안동현 / 아웃오브스탁 대표 : 20,30대가 주로 이용하는 고객이고요. 신발은 항상 신고 다니는 제품이기 때문에 접근하기 가장 쉬운 소재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어서 신발(을 통한 재테크)에 젊은 세대들이 열광하는 것 같습니다.]

높아지는 덕질테크의 인기에 대기업들도 하나둘씩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대형 증권사는 젊은 투자 고객 유치를 위해 음원 저작권 거래 플랫폼과 협업 이벤트를 진행했고 리셀 회사가 대형 백화점 입점에 성공한 사례도 나왔습니다.

아직은 마케팅 차원에 그치고 있지만 성장 가능성 만큼은 인정받고 있는 셈입니다.

[김현지 / NH투자증권 디지털사업기획부 : 음악 저작권이라는 게 새로운 투자처잖아요. 새롭게 이런 것도 안내드리는 차원에서. 특히 젊은 층분들이 다양한 투자에 관심이 많으시니까 그런 부분을 염두에 두고 제휴를 진행하게 됐죠.]

[이준영 / 상명대 소비자학과 교수 : 취미나 취향이 세분화되고 있고요. 요즘은 팬슈머라고 하죠. 좋아하고 지지하는 아이돌이나 브랜드도 포함이 되는데 적극적으로 이런 활동을 재테크나 취미활동과 연결하는 현상이 많아 지는 것 같습니다.]

이제는 재테크도 마음이 끌리는 곳에 투자하겠다는 MZ세대. 이들의 특별한 재테크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오민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