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터널 올해 탈출할까…정유사 1분기 흑자전환 예고

입력 2021-03-21 08:56


지난해 유가 하락과 코로나19 충격으로 일제히 창사 이래 최악의 실적을 냈던 국내 정유사들이 올해 1분기 일제히 흑자 전환을 할 전망이다.

올해 들어 정유사 수익성과 직결되는 정제마진이 개선하고 있는 데다, 최근 국제유가 상승과 공급부족 현상 등이 맞물려 업황을 개선하면서다.

최근 2개월 시장 전망치 평균(컨센서스)을 보면 국내 최대 정유사인 SK이노베이션은 1분기 영업이익 59억원, 매출은 9조1천563억원을 거둘 것으로 예측됐다.

SK이노베이션은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던 지난해 1분기에만 1조7천752억원의 적자를 낸 바 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하고, 매출은 약 18% 감소할 것으로 증권가는 예상한다.

에쓰오일이 1분기 실적 개선이 가장 두드러질 것으로 관측된다. 에쓰오일 영업이익에 대한 최근 2개월 전망치는 2천673억원으로 집계됐다. 에쓰오일 역시 지난해 1분기 1조73억원 적자를 낸 바 있다.

그룹과 함께 실적을 발표하는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도 1분기 흑자 전환이 관측된다.

정유사들이 이처럼 1분기에 실적 개선을 이룰 수 있게 한 주요 원인은 유가 상승과 정제마진 개선이다.

지난해 내내 1달러대 또는 마이너스를 맴돌던 정제마진은 올해 들어 개선세가 뚜렷하다. 업계에 따르면 2월 정제마진이 지난해 4월 이후 최고치인 2달러대를 처음 기록했고, 이후 3월에도 2달러대 중후반대를 유지 중이다.

또한 최근 국제유가가 상승하며 정유사들이 저유가일 때 사들였던 원유 비축분의 가치가 상승하며 큰 재고평가이익이 발생하고 있다.

여기에 일본 지진과 미국 한파 등 자연재해와 사우디아라비아 원유 저장 탱크 공격 등 일시적인 요인들도 유가 상승과 공급 부족 현상을 키웠다.

갑작스러운 유가 상승이나 공급 부족 현상 등 일시·단기 요인으로 인한 실적 회복세가 장기적으로 지속되기는 힘들다는 우려도 업계에서 나온다. 아직 항공 이동 등이 자유롭지 않은 점도 큰 한계다.

신한금융투자 이진명 연구원은 "1분기에는 유가 상승에 따른 호실적에 이어 하반기에는 정제마진이 실적 개선을 견인할 것"이라며 "석유 수요 회복으로 정제마진이 5달러대로까지 상승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디지털전략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