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도 성과급 진통…노조 "낙후된 문화에 직원들 떠나"

입력 2021-03-19 14:38


통신업계의 성과급 논란이 SK텔레콤에 이어 KT로 확산되고 있다.

KT 제2 노조인 KT새노조는 19일 성명서를 내고 "영업이익과 연동한 성과급 체제로 개편해야 한다"고 사측에 요구했다.

KT새노조는 이날 성명서에서 "합리적으로 기업의 성과를 측정하고 그에 맞춰 공정하게 분배하자는 것이 젊은 직원들의 요구지만 KT의 성과급 체계는 사실상 공기업 시절 정기 상여금에서 명칭만 바뀌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KT새노조는 "황창규 회장에서 구현모 사장으로 CEO가 바뀌면서 KT의 배당금은 2015년 500원에서 2020년 1,350원으로 꾸준히 올랐지만 같은 기간 직원들이 받는 성과급은 제자리였다"며 "직원들로서는 열심히 일해봐야 그 성과가 우리에게 오지 않는다는 박탈감을 느낄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성과 측정의 원칙이 낡고 불투명한 상태에서 성과 배분 시스템이 상대 평가"라며 "전사적 성과 관리는 온데간데 없고 내부경쟁과 줄세우기 문화가 기업을 짓누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수한 인재에 대한 적절한 보상과 관리는 전무하고, 내부 경쟁에 몰두하는 임원들에 의한 보여주기식의 낙후된 기업 문화에 절망한 직원들이 기회만 되면 회사를 떠나고 있다"며 "직원들 사이에선 이러다가 경쟁사에 인력을 다 뺏기고 회사가 망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마저 팽배해 있다"고 전했다.

KT새노조는 "KT가 플랫폼 기업으로 변신하고 경쟁력을 가지려면 이런 불합리한 성과급 체계를 바꿔야 한다"며 "지금 당장 구현모 사장을 비롯한 임원진들이 성과급 체제 개선에 나서지 않는다면 KT 내부의 근로의욕은 더 침체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KT에는 제1 노조인 KT노동조합과 제2노조인 KT새노조가 있다. 1노조 조합원은 약 1만 8,000명, 2노조 조합원은 100명이 안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