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만명이 넘는 '동학개미'를 보유한 삼성전자의 정기 주추총회가 900명의 주주가 참석한 가운데 17일 진행됐다.
작년 '동학 개미운동' 이후 215만명(2020년말 기준)까지 주주가 급등한 상황에서 열린 이번 주총에는 초등학생 어린이부터 지팡이를 짚은 백발의 노인까지 각계각층의 주주들이 참석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수원컨벤션센터 3층(3천040㎡)만 대관해 주총을 진행했지만, 올해 주주 숫자가 작년보다 4배가량 늘어난 것을 고려해 1층(7천877㎡)까지 대관했다.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7천석 이상 가능한 면적의 공간에 1천200석 좌석을 2m 간격으로 배치했고, 주주들이 발언할 때 사용한 마이크는 일회용 덮개를 부착했다.
주주총회에서 자주 등장하는 "박수로 통과하겠습니다"는 말은 올해 삼성전자 주총에선 들리지 않았다.
상장회사에서는 안건에 대한 실질적인 표결이 사전 투표와 위임장을 통한 의결권 행사 등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박수 통과'가 흔히 사용되지만, 삼성전자는 올해 처음으로 참석 주주들에게 전자표결 단말기를 지급해 모든 안건에 대해 표결을 진행하게 했다.
이는 주주 구성이 젊어지며 주주총회에 익숙하지 않은 젊은 주주들이 '박수 통과'에 대해 거부감을 줄 수 있는 점을 감안한 조치인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중계 시스템과 사전 온라인 질문을 도입, 김기남 부회장 등 삼성전자 경영진들이 주총 현장에 참석한 주주뿐 아니라 온라인 게시판에 올라온 주주 질문에도 답변했다.
한편 참여연대와 경제개혁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이날 주총장 주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농단 사건으로 수감된 이재용 부회장의 임원직 해임과 사내·사외이사 재선임을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재용은 삼성전자 부회장직에서 퇴진하라", "이사회는 불법 옥중경영 방치말고 해임 의결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