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리' 홀대한 골든글로브에 보이콧 경고…연예계, 개혁 요구

입력 2021-03-17 06:57


영화 '미나리'를 작품상 후보에서 배제해 홀대 논란을 빚었던 미국의 양대 영화 시상식 골든글로브에 할리우드 연예계의 경고가 나왔다.

미국 연예 전문 매체들에 따르면 할리우드 스타들을 고객으로 둔 대형 홍보대행사 100여 곳은 골든글로브 보이콧을 경고하며 강력한 개혁 조치를 요구했다.

골든글로브가 영화 산업에 미치는 영향력을 활용해 보복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할리우드 홍보대행사들이 힘을 합쳐 작심 비판에 나선 것이다.

이들 대행사는 성명에서 골든글로브에 차별 행위와 배타성, 비전문성이 만연했고, 일부 영화·TV 제작사와 방송사의 자금 지원을 받으며 부패 의혹까지 불거졌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골든글로브가 대대적이고 지속적인 변화를 당장 보여주지 않으면 소속 스타 고객들의 골든글로브 참여를 막겠다고 경고했다.

골든글로브를 주관하는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FPA)는 87명의 회원으로 구성되며, 재정 관리와 시상식 운영 등이 불투명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특히 골든글로브는 지난달 '미나리'를 외국어영화로 분류한 뒤 작품상과 배우상 후보 지명을 배제해 큰 논란을 빚었다.

'미나리'는 한국계 미국인 리 아이작 정(정이삭) 감독이 연출하고 미국 제작사가 만든 미국 영화였고, 각종 시상식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으며 수상 행진을 이어가던 중이었다.

하지만, 골든글로브는 대화의 50% 이상이 영어여야 한다는 규정을 들어 '미나리'를 작품상과 배우상 후보에 올리지 않아 홀대 논란을 촉발했다.

여기다 최근에는 HFPA 회원 중 흑인이 단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밝혀져 골든글로브의 다양성 부족과 폐쇄성이 도마 위에 올랐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골든글로브는 1944년 시상식이 시작된 이래 오랫동안 HFPA 회원 가입 문제와 윤리성에 대한 의문, 각종 추문과 소송으로 얼룩졌다"고 지적했다.

할리우드 스타를 고객으로 둔 홍보대행사들이 보이콧을 경고하며 압박에 나서자 골든글로브는 부랴부랴 개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골든글로브를 주관하는 HFPA는 성명에서 회원 수를 최소 100명으로 늘리고 전체 회원의 13%를 흑인으로 채우겠다면서 "필요한 변화를 만들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투명성을 확보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