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위태로워"…종신형 그리스 살인마, 단식 중단

입력 2021-03-16 14:34
수정 2021-03-16 14:46
"조용한 방으로 옮겨달라" 66일간 단식


살인죄로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그리스의 한 죄수가 무려 66일간 단식투쟁을 벌이다 생명이 위태로워지자 중단했다.

15일(현지시간) AP·로이터 통신과 현지 매체에 따르면, 그리스 중부 라미아시 도모코스 교도소에 수감된 디미트리스 코우포디나스(63)가 교도소를 옮겨달라며 지난 1월 8일부터 단식했다.

코우포디나스는 극좌 테러조직 '11월17일'의 핵심 구성원으로 미국, 영국, 터키 외교관 등 11명을 살해해 2003년 종신형을 선고받고 18년째 복역 중이다. 그의 단식 이유는 '책을 읽고 라디오를 들을 수 있는' 조용한 교도소로 옮겨달라는 것이었다.

그는 과거 좌파 정권이 집권할 때 경비가 느슨한 감옥에서 비교적 자유로웠지만, 우파정권이 들어선 후인 작년 12월 경비와 규율이 엄격한 현재의 교도소로 옮겨왔다.

그의 변호인은 교도소를 옮겨주지 않는 것은 인권침해라며, 미초타키스 총리를 겨냥해 정권이 무자비하게 법과 헌법을 어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코우포디나스는 1989년 9월 미초타키스 총리의 친척이자 정치인이었던 파블로스 바코이아니스를 살해했는데, 이에 대한 사적 보복이라는 것이다.

죄수 인권옹호 단체들도 코우포디나스의 단식 기간 그의 이감을 주장하며 대규모 시위를 지속하고 있으며, 정부와 대치 과정에서 폭력 사태도 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그리스 정부는 현재 코우포디나스의 이감 요구를 거부한 상태다. 오는 4월2일 법원에서 최종 결정이 내려질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