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래된 그의 변심..
<앵커>
[플러스 PICK] 시간입니다.
이지효 기자, 첫 번째 키워드는 '오래된 그의 변심..'입니다.
누가 또 마음이 변했나요?
<기자>
짧은 것도 아니고, 오래된 누군가 변했다면 그건 정말 분명한 이유가 있을 겁니다.
제 얘기는 아니고, 바로 우리의 오래된 폭스바겐 얘기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이나 SK이노베이션 등의 한국형 배터리를 써 왔던 오래된 그가 결별을 선언했습니다.
<앵커>
폭스바겐이 중국의 손을 들어줬다고요, 무슨 일입니까?
<기자>
폭스바겐이 "각형 배터리를 미래 통합 배터리로 결정했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한 겁니다.
<앵커>
각형 배터리요? 중국의 손을 들어줬다면 이게 중국이 내놓은 건가보군요.
<기자>
네, 맞습니다. 전기차용 배터리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사각형의 단단한 틀로 구성된 각형과, 원통형 틀로 구성된 원형, 그리고 납작한 주머니 형태로 된 파우치형 등입니다.
그런데 우리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이나 SK이노베이션은 파우치형을 주로 썼고,
세계 최대 배터리 제조사인 중국 CATL의 주력은 각형입니다.
다시 말해서 우리꺼 대신에 중국 배터리를 사용하고,
폭스바겐에서 지분 투자한 노스볼트에서도 각형 배터리를 만드니 이걸 이용하겠다, 이런 의미로 풀이됩니다.
<앵커>
우리는 주로 파우치형이고 중국은 각형을 주력으로 하는데 각형을 탰했다,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기자>
그건 아닌데 장단점이 있습니다. 파우치형은 다양한 모양으로 만들 수 있고 쌓았을 때 공간도 적게 차지하지만,
상대적으로 배터리 내부의 안정성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다만 각형은 내구력은 강하지만 무겁고 대형화가 어렵죠.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도 파우치형이 성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주력은 각형입니다.
원통형의 경우에는 테슬라에서만 유일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래도 우리 제품을 주로 썼던 폭스바겐이 각형으로 돌아섰다는 건 성능 때문만은 아니겠죠?
<기자>
사실 폭스바겐은 그간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했기 떄문에 이 시장을 더 키우려는 것 같습니다.
폭스바겐에 국내의 한 배터리사가 "만나서 얘기하자" 이런 제안을 일언지하에 거절한 것으로 알려지죠.
폭스바겐은 중국시장을 개방한 이후에 처음으로 진출한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로 전기차에서도 지난해 기준으로 판매 1위를 기록한 바 있죠.
시장 규모가 크니까 중국 시장을 사수하겠다, 이런 의지로 보입니다.
또 무엇보다 자체적으로 배터리 생산을 하겠다는 의지로도 해석이 됩니다.
테슬라도 비슷한 발표를 했지만 원천기술은 우리가 갖고 있기 때문에 별 위협이 안 됐습니다.
그런데 이번 폭스바겐의 발표에서는 협력주체와 공장명 등을 다 밝혔고,
특히 유럽연합에서 아시아 국가에 대한 배터리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운동도 전개하는 만큼 위협적인 상황으로 보입니다.
<앵커>
이번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소송도 영향이 조금은 있었을까요?
<기자>
일단 소송전에서 진 이노베이션은 폭스바겐 미국공장에 납품이 예정된
조지아주 배터리 생산 공장을 2년여 밖에 가동할 수 없게 됐는데 이 영향도 있을 겁니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그간 파우치형 배터리만 생산해온 만큼 타격이 클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파우치형이 주력이지만 일부를 원통형으로 생산해 테슬라에 납품 중입니다..
<앵커>
우리 배터리 업체들은 그러면 앞으로 폭스바겐과는 영원히 함께 할 수 없는 건가요?
<기자>
국내에서 유일하게 각형 배터리를 만드는 삼성 SDI가 반사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삼성 SDI는 현재 폭스바겐에도 일부 납품 중인 것으로 알려지죠.
또 폭스바겐이 이번에 80%의 전기차에 대해서 각형 배터리를 쓰겠다고 밝혔거든요.
나머지 20% 물량은 국내 배터리 기업이 수주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