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상승이 시장 화두로 떠오르면서 작년부터 증시를 주도한 대표 성장주인 BBIG(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 주요 종목이 조정에 들어갔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BBIG 4개 업종의 12개 종목으로 구성된 'KRX BBIG K-뉴딜지수'는 지난달 15일부터 이달 12일까지 4주간 3,830.79에서 3,371.42로 11.99% 하락했다.
지수는 이 기간 코스피(-1.49%)와 코스닥(-4.30%)보다 큰 폭으로 떨어졌다.
현재 지수 구성 종목은 ▲ 2차전지 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 ▲ 바이오 삼성바이오로직스·셀트리온·SK바이오팜 ▲ 인터넷 네이버·카카오·더존비즈온 ▲ 게임 엔씨소프트·넷마블·카카오게임즈 등이다.
지수에 편입된 모든 종목의 주가가 내리면서 한 달 새 12개 종목의 시가총액 총합은 410조1천654억원에서 377조3천220억원으로 32조8천434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업종별 10개 종목으로 구성된 ▲ KRX 2차전지 K-뉴딜지수(-9.75%) ▲ KRX 바이오 K-뉴딜지수(-14.45%) ▲ KRX 인터넷 K-뉴딜지수'(-4.21%) ▲ KRX 게임 K-뉴딜지수(-15.87%) 모두 하락했다.
미래 성장을 주도하는 산업으로 주목받는 BBIG 업종은 코스피 3,000시대를 이끈 주역이다.
지난해 'KRX BBIG K-뉴딜지수'의 연간 수익률은 82.1%로 코스피 상승률 30.8%를 2배 이상 웃돌았다.
업종 지수별 작년 수익률도 2차전지 109.6%, 바이오 74.1%, 인터넷 71.8%, 게임 54.8% 등으로 모두 50%를 넘었다.
BBIG 업종 주가는 올해 들어서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작년 말부터 2월 10일까지 'KRX BBIG K-뉴딜지수' 상승률은 18.52%에 이른다.
그런데 2월 중순부터 인플레이션 전망과 금리 상승세에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부담이 본격적으로 부각되자 BBIG를 필두로 성장주가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
시장 자금 흐름은 금리 상승을 부정적 재료로 받아들인 성장주 대신 금리 상승기에 수혜를 보는 금융주와 철강주 등 경기민감주로 옮겨갔다.
BBIG가 부진한 흐름을 보인 2월 15일부터 3월 12일까지 한 달간 KRX 보험지수(10.79%), KRX 은행지수(9.11%), KRX 철강지수(8.93%) 등은 강세를 보였다.
최근 금리 급등이 다소 진정되면서 미국 나스닥이 반등하자 2차전지 등 국내 BBIG 주요 종목도 반등했다. 그러나 작년부터 숨 가쁘게 이어진 랠리는 일단 한풀 꺾인 모습이다.
문종진 교보증권 연구원은 "금리 상승으로 성장주 밸류에이션이 부담스러워지는 국면이 도래하고, 펀더멘털 관점에서 성장주의 상대적 우위가 약해지면서 BBIG를 포함한 성장주 투자에 불리한 환경에 진입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주가 조정으로 가격 부담이 줄어드는 반면 실적 상향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은 점차 해소될 것"이라며 "상반기는 BBIG 등 혁신을 주도하고 경제 확장을 선도하는 기업을 적정한 가격에 담을 기회"라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오는 16∼17일 열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성장주 주가 흐름을 좌우할 분수령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연준이 가파른 국채 금리 상승에 대응하는 시장 안정 조치를 발표해 '시장 달래기'에 성공할지가 관건이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시장 금리 향방에 따라 나스닥의 변동성이 확대돼 시장의 시선은 3월 FOMC로 쏠릴 수밖에 없다"며 "FOMC에서 시장 안정화에 성공하면 기술주 투자심리가 빠르게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