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접종, 의료 붕괴시킬 수도"…의료계 우려 이유는

입력 2021-03-13 06:19
수정 2021-03-13 08:03
백신 부작용 환자 속출 가능성 우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의료인들을 중심으로 발열 등 이상 반응을 호소하며 응급실을 찾는 사례가 잇따르자 응급실의 백신 부작용 환자 관리 체계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의료인들보다 백신 부작용에 대한 공포감이 큰 일반인이 경증 이상 반응에도 응급실로 몰려들면 의료 체계에 마비가 올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현재는 백신 접종에 따르는 증상에 익숙한 의료진과 이미 요양병원에 입원한 환자를 대상으로 접종 중인 만큼 아직 응급실 '대란' 상황은 벌어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올해 2분기부터는 일반 65세 이상 고령자, 3분기부터는 18∼64세 성인 대상 접종이 시작되는 등 조만간 전 국민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백신 부작용 환자들이 응급실로 쏟아지면 방역의 사각지대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접종후 감염된 국립중앙의료원 간호사 등의 경우에서 드러나듯 백신을 맞았더라도 항체형성까지는 최소 보름의 시간이 걸려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서울 주요 상급종합병원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고열이 나는 환자의 응급실 수용에 대한 통일된 방침을 갖추고 있지 않다.

세브란스병원은 코로나19 유행 이후 응급실에 오는 환자는 코로나19 검사를 한 후 '양성' 판정이 나오면 보건소를 통해 서울의료원 등으로 전원 조치를 할 뿐 백신 접종 후 이상 반응을 보이는 환자에 대해서는 별도의 격리나 수용 지침이 없다.

서울아산병원은 소속 의료진은 감염 관리가 잘 되고 있다고 보고 백신을 접종한 후 발열, 근육통을 보이면 격리 없이 응급실에 수용하고 있다.

반면 일반인이 발열 증세를 보이면 코로나19 의심환자에 준해서 격리와 검사를 하고 '음성'이 나올 때만 응급실로 받을 예정이다.

의료계 관계자는 "상급종합병원이 백신 접종 후 부작용 환자들을 응급실에 모두 수용하거나 분류를 위해 코로나19 검사해야 한다면 중증 환자 치료라는 본래의 역할을 못 하게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