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증가 조짐을 보이고 있다.
3주 가까이 300∼400명대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으나 확진자 규모는 연일 조금씩 커지고 있다.
'3차 대유행'의 정점(작년 12월 25일, 1천240명)에 비하면 크게 줄어든 것이지만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와 같은 고강도 방역 조치가 시행된 지 두 달이 넘었음에도 더 이상의 감소세는 나타나지 않고 오히려 증가세로 전환될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방역당국과 전문가들은 지역사회의 잠복감염이 여전한 상황에서 봄맞이 여행과 모임을 고리로 확산세가 더 거세지면서 자칫 '4차 유행'이 올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 주 유행 상황과 향후 전망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내주부터 적용할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안을 12일 발표할 예정이다.
확진자가 연일 400명대로 나오고 있어 현행 거리두기(수도권 2단계, 비수도권 1.5단계) 및 5인 이상 모임금지 조치가 재연장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재 오후 10시까지로 돼 있는 음식점·카페 등 수도권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시간 제한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11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전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470명이다.
직전일인 9일(446명)보다 24명 늘어나면서 400명대 후반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월 19일(561명) 이후 19일 만에 최다 수치다.
이날 0시 기준으로 발표될 신규 확진자 수 역시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
방역당국과 서울시 등 각 지방자치단체가 전날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중간 집계한 신규 확진자는 총 426명으로, 직전일 같은 시간의 428명보다 2명 적었다.
밤 9시 이후 확진자가 많이 늘어나지 않는 추세를 고려하면 400명대 중후반에 달할 전망이다.
신규 확진자는 설 연휴(2.11∼14) 직후 600명대로 올라섰다가 다시 300∼400명대로 줄긴 했으나 점점 500명 선에 가까워지고 있어 방역당국이 촉각을 세우고 있다.
최근 1주일(3.4∼3.10)간 신규 확진자는 일별로 424명→398명→418명→416명→346명→446명→470명을 기록해 하루 평균 417명꼴로 나왔다.
이 가운데 거리두기 단계 조정의 핵심 지표인 지역발생 확진자는 일평균 399.9명을 기록하며 400명에 달해 사실상 2.5단계(전국 400명∼500명 이상 또는 더블링 등 급격한 환자 증가시) 범위에 재진입했다.
최근의 증가세는 전국 곳곳에서 각종 소모임과 사업장 등을 고리로 크고 작은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방대본이 전날 발표한 주요 신규 집단발병 사례로는 ▲ 경기 하남시 종교시설-운동시설(누적 12명) ▲ 화성시 댄스교습학원(10명) ▲ 수도권 지인모임(9명) ▲ 충북 음성군 육가공업체(5명) ▲ 전북 익산시 한방병원(7명) ▲ 부산 서구 사업장(13명) ▲ 강원 평창군 가족모임(13명) 등이 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수도권의 경우 전혀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고, 비수도권도 지난주까지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던 환자 수가 최근 조금씩 증가하는 양상"이라며 "이는 이동량 증가와 거리두기 완화 조치에 의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반장은 이어 "전국적으로 직장을 통한 집단감염이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는데 밀집·밀접·밀폐된 '3밀 환경'이 감염을 확산하는 데 기여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또 최근에는 다중이용시설을 중심으로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방역수칙 준수를 재차 당부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