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국가별로 백신 보급을 통한 코로나19 집단 면역 달성 시점은 달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선진국의 경우 대체로 금년말경 집단 면역 수준의 접종이 이뤄지겠으나, 신흥국은 국별 편차가 큰 가운데 대체로 내년 중반 이후에나 달성이 가능할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7일 '해외경제 포커스'에서 백신 보급관련 주요 이슈를 분석하면서 이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11월 백신 개발 및 보급 소식이 구체화한 이후에, 미국과 영국 등 주요 선진국은 연내 집단면역 달성을 목표로 백신 접종 속도를 높여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주요국 정부의 접종률 제고 의지가 강해 프랑스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하면 목표 기간 전후로 집단면역(접종률 70%)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평가했다.
이스라엘의 경우 지난 3월 2일 기준으로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인 55.6%가 1회 이상 접종을 마쳤다. 영국과 미국도 각각 30.2%와 15.5%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반면 선진국이 아닌 다수의 신흥국의 경우 아직 접종이 본격화되지 않은 단계로 백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선진국들은 선계약 방식으로 필요물량 이상을 확보하고 있지만, 신흥국의 경우 금년중 충분한 백신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다.
한은은 백신 공급이 충분하지 않아 백신 배분과정에 불균형이 심각한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주도하는 COVAX의 경우 총 60억회분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2021년 공급량은 20억회분 정도이며 이마저도 선진국 공급 이후에 보급될 전망이다.
다만 계약 물량이 충분한 선진국마저 백신 생산이 본격화될 때까지는 초기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은 백신 부족 사태에 투약 간격을 3주에서 12주로 조정했고, 미국은 백신 1병당 접종량 확대 등으로 대응하고 있다.
한은은 백신 접종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집단면역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은 높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백신 공급 물량이 충분하더라도 부작용 우려 등으로 백신 수용이 낮을 경우 목표 달성이 어려워질 수 있다.
또한 신흥국은 대규모 접종 시스템과 일부 백신이 요구하는 냉동운송 및 보관 인프라 상황이 여의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변이 바이러스의 출현 가능성으로 전파 속도가 빨라지거나, 개발된 백신의 효능이 저하될 경우에도 집단면역 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한은은 백신 보급 및 집단면역 목표 달성이 예상대로 진행되면 세계경제는 올해 2분기부터 선진국의 회복 속도가 빨라지고 내년에는 신흥국도 본격 회복되는 등 양호한 성장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상품교역 회복 지속에도 불구하고 서비스교역 정상화가 지연돼 성장에 비해 회복이 상대적으로 더딜 것으로 예상했다.
상품교역은 소비재에서 자본재로 회복세가 확산하겠으나, 서비스교역은 선진국 간 교류부터 점진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