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돈쭐' 나볼래요?
<앵커>
마지막 키워드는 '돈쭐 나볼래요?'입니다.
혼쭐도 아니고 돈쭐이라, 돈으로 혼나는 겁니까?
<기자>
최근에 서울 마포구의 한 치킨집이 결국 영업을 중단했습니다.
이렇게 보면 무슨 잘못이라도 했나 싶을텐데,
실제로는 소비자가 적극적으로 팔아주는, 이른바 '돈쭐'이 나서 주문을 더 못 받은 겁니다.
오늘은 이 소식을 좀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앵커>
돈쭐이 났다, 무슨 사연이었는지 궁금하네요.
<기자>
이 치킨집 점주가 형편이 어려운 형제에게 공짜로 치킨을 준 것이 알려졌기 때문이죠.
편지를 하나 가져왔습니다.
집안의 생계를 책임지던 A군이 코로나19로 식당에서 해고됐는데 동생이 치킨을 먹고 싶다고 한 겁니다.
하지만 치킨 사먹을 돈이 없었고 이를 알게 된 점주가 치킨을 공짜로 먹여준 겁니다.
사연이 온라인에서 알려지자 '점주를 돈쭐 내주자' 하는 사람들이 치킨 주문을 엄청나게 했죠.
<앵커>
옛날에나 들어봤을 법한 훈훈한 소식인데,
인터넷이 발달하니까 이제는 선행에 대한 보답도 받게 되는 거네요.
<기자>
이게 다가 아닙니다. 최근에는 SNS상에 영수증 사진이 계속 올라옵니다.
사람들이 코로나 때문에 사정이 어려워진 동네 가게의 음식을 주문하고,
영수증과 인증 사진을 찍어서 자영업자를 응원하는 일종의 캠페인이 일어난 거죠.
제가 인스타그램에서 #사장님힘내세요를 검색해 봤는데 1,000개 넘게 나오더라고요.
직접 동네음식점을 방문한 사진이나,
배달주문 영수증에 응원글귀를 손글씨로 쓰기도 하는 등 다양한 게시글이 있었습니다.
<앵커>
갈수록 의식있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기자>
네. 198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MZ세대는
'미닝아웃'을 추구하기 때문에 이런 문화가 생겼다고 보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입니다.
미닝아웃은 신념을 의미하는 '미닝'과 '커밍아웃'을 더한 말이죠.
소비를 통해서 자신의 신념이나 가치관을 드러내고 사회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겁니다.
이런 사람들은 가격이 비싸더라도 이런 소비를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연다고 합니다.
<앵커>
그래서인지 요즘 MZ세대들 겨냥해서 이런 마케팅도 많이 하던데요.
<기자>
네, 맞습니다. MZ 세대가 타깃으로 기업들이 착한 마케팅을 벌이는 이유도 비슷합니다.
일례로 볼보코리아는 러닝을 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 캠페인을 진행했죠.
요새 많이들 입으시는 미국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도 있죠.
다른 기업보다 가격대가 높지만 연평균 35%씩 성장하고 있는데,
1985년부터 매년 전체 매출의 1%를 환경단체에 지원하고 있다고 합니다.
코로나로 모두들 몸과 마음 지친 가운데 이런 선행을 보면 마음이 따뜻해지죠.
오늘은 기쁜 마음으로 '미닝아웃' 캠페인이 동참하면 어떨까 합니다.
<앵커>
대가를 바라고 하는 선행이라는 점은 아쉽지만 이유를 떠나 선행 자체는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