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동 KBS 사장은 최근 난관에 부딪힌 수신료 인상 추진과 관련 "나는 낙관적"이라며 "국민참여형 숙의민주주의 방식으로 공론화 과정을 거치면 여론도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양 사장은 2일 한국방송공사 창립 48주년 기념사에서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상에서 반응이 좋지 않은 것도 사실이지만 이런 부정적인 의견들도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수신료 현실화를 위해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방송 그 자체"라며 "올해 부활하는 대하사극, 조만간 다시 시작하는 초고화질(UHD) '환경스페셜'과 '역사스페셜' 등 고품질의 명품 콘텐츠를 만들어달라"고 임직원에게 주문했다.
최근 노조와 갈등을 빚는 직무재설계와 관련해서는 "회사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서는 감내해야 하는 진통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 사장은 "방송과 통신의 융합, 디지털 대전환의 시대, 지상파 중심의 방송사도 이에 맞게 변화해 가고 있다"며 "직무재설계는 3월 중 이사회 의결을 받게 되면 4월 1일로 시행할 계획"이라고 예고했다.
그러면서 직무재설계의 3가지 방향으로 지상파 중심의 선형적 조직에서 디지털형 비선형적 조직으로의 전환, 유연하고 민첩한 조직으로의 전환, 부서별 적정 인력 산출을 들었다.
이를 위해 보도본부 24시 뉴스 스트리밍 채널 가동, 예능센터의 디지털 콘텐츠 주력, 본사의 국과 부 단위 조직과 보직자 10% 감축 등을 하겠다고 설명했다.
양 사장은 "직무재설계로 어느 부서 인력은 줄고 또 어디는 그 반대가 될 것"이라며 "재난방송, 디지털콘텐츠, 공영성이 강한 콘텐츠 등은 인력이 늘어날 것이다. 직무재설계와 조직개편은 당연히 고통을 동반한다"고 말했다.
다만 양 사장은 보수 성향의 소수 노조인 KBS노동조합을 중심으로 직무재설계 폐기 주장이 일어나는 점을 고려한 듯 "열린 자세로 소통하기 위해 눈과 귀를 계속 열어놓겠다"고 했다.
연이은 대규모 자연 퇴직으로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곳에는 신규 채용을 하고, 이번 채용은 예년 수준을 넘어서는 규모로 상반기 내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또 직무재설계와 함께 새로운 경영관리 시스템을 도입하고 관리 회계 시스템도 고도화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본사 헤드쿼터를 세종으로 이전하고 제작 부분을 각 지역으로 대폭 이전하는 청사진 같은 것도 국회법 개정 추이를 지켜보며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양승동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