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 채권금리 급등 진정…기술주 나스닥 0.56% 상승

입력 2021-02-27 07:02
수정 2021-02-27 09:19


미국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 국채금리 등락에 연동해 큰 변동성을 보인 끝에 혼조세로 마감했다.

현지시간 26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지수는 전날보다 469.64포인트, 1.5% 하락한 30,932.3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역시 전날보다 18.19포인트, 0.48% 내린 3,811.15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국채금리 급등으로 타격을 입었던 나스닥 지수는 72.91포인트, 0.56% 상승한 13,192.34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은 미 금리 동향과 주요 경제 지표, 부양책 관련 소식 등을 주시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최근 1.5%를 넘어서는 등 급격하게 오르면서 증시의 불안감도 커진 상황이다.

빠른 금리 상승은 고평가 기술주의 밸류에이션 부담을 키운다. 또 무위험 자산인 국채의 금리가 S&P500 지수의 배당 수익률을 넘어서면서 국채 대비한 주식 투자의 매력도 반감됐다.

금리 상승은 경제 회복 기대를 반영한 측면도 있지만, 상승 속도가 너무 가파르다는 우려가 크다. 이에 따라 금리 상승의 부정적인 측면이 한층 더 부각된 상황이다.

이날도 주요 지수는 미 금리 흐름에 연동하며 등락을 거듭하는 등 불안정한 흐름을 보였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장 초반 1.52%를 넘었다가 1.41% 부근까지 떨어지는 등 널뛰기 장세를 보였다. 금리가 장 초반 이후 하락하면서 주가지수도 반등하는 흐름을 보였지만, 장 후반 금리가 저점에서 반등하자 지수도 다시 고꾸라졌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증시 마감 무렵 1.42%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전일 지난해 10월 이후 최대폭인 3.5% 이상 급락했던 나스닥은 이날은 상대적으로 강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의 큰 폭 하락 등으로 에너지 관련주가 급락하는 등 경기 민감 종목은 상대적으로 더 부진했다.

물가 등 주요 지표가 안정적이었던 점이 금리 상승세를 다소 누그러뜨렸다.

미 상무부는 1월 개인소비지출(PCE)이 전월 대비 2.4%(계절조정치)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2월의 0.4% 감소에서 반등했지만,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2.5% 증가보다는 소폭 부진했다.

특히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는 1월에 전년 대비 1.5% 올랐다. 월가 예상 1.5% 상승 수준에 그쳤다.

미국의 부양책은 예정된 수순을 밟고 있다.

미 하원은 1조9천억 달러 부양책을 이날 최종 가결할 예정이라고 배런스 등 주요 외신들은 전했다. 부양책은 하원 가결 이후 상원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다만 상원이 최저임금 인상안은 예산조정 방식의 이번 부양책에 포함될 수 없다고 판단하면서 법안의 수정 가능성이 제기된다.

백악관은 상원의 결정에 대해 실망감을 표했다.

이날 업종별로는 에너지가 2.3% 내리며 부진했고, 금융주도 1.97% 하락했다. 기술주는 0.6% 올랐다.

뉴욕 증시 전문가들은 금리 상승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는 중이다.

알리안츠 인베스트먼트의 찰리 리플리 수석 투자 전략가는 "최근까지만 해도 시장 참가자들은 장기 금리의 상승을 소화할 수 있었지만, 이후의 금리 상승은 소화하기에 더 어려운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경제 성장 기대를 고려하면 실질 금리가 너무 낮았던 만큼 경제 지표가 개선되면 장기 실질 금리가 지속해서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