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찰이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의 자동차 전복사고 경위를 조사 중인 가운데 우즈가 몰았던 현대자동차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의 주행 정보를 담은 '블랙박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5일(현지시간) AP통신과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 등에 따르면 LA 카운티 경찰은 전복 사고의 원인을 과속으로 추정하고, 당시 정보가 담겨 있을 블랙박스에 주목하고 있다.
우즈가 몰았던 SUV는 지난해 1월 출시된 제네시스 GV80으로, 운전자 편의와 차량 안전 사양이 대거 적용된 모델이다.
알렉스 비야누에바 보안관은 브리핑에서 "속도가 사고의 한 요인이었을지 모른다"며 "블랙박스를 통해 빨리 사고 원인을 조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블랙박스는 사고 당시 우즈가 SUV를 얼마나 빨리 몰았는지에 대한 정보를 조사관들에게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AP통신은 "조사관들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내기 위해 제네시스 SUV에 저장된 데이터에 크게 의존할 것"이라며 "블랙박스가 사고 원인을 풀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다"고 전했다.
블랙박스는 항공기 비행 기록 장치를 넣어둔 금속 상자를 뜻하는 말로, 미국 자동차 업계는 차 사고 시 주행 정보를 저장하는 장치(EDR)도 블랙박스라고 부른다.
자동차 블랙박스는 일반적으로 대시보드 중앙 또는 시트 아래에 부착돼있으며, 차 사고를 조사하는 경찰이 정보를 다운로드할 수 있다.
미국에서 자동차 블랙박스 설치는 의무 사항은 아니다.
하지만, 블랙박스를 장착할 경우 충돌 5초 전까지 속도,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 작동 여부, 안전벨트 장착과 에어백 작동 여부, 차량 전복 속도 등의 정보가 기록돼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AP통신은 연방 고속도로교통안전국 자료를 인용해 "현재 거의 모든 차량이 블랙박스를 갖고 있다"며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안전 신뢰도를 제고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블랙박스를 장착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구나 우즈가 몬 GV80은 현대차 럭셔리 브랜드인 제네시스 차종인 만큼 블랙박스에 더 자세한 정보가 기록돼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차 사고 조사 컨설팅 전문가 리처드 루스는 "현대와 기아의 블랙박스는 필요한 자료 이상의 주행 정보를 기록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대·기아 일부 차종은 자동차 조향장치인 스티어링의 충돌 전 각도까지 저장해 운전자가 충돌을 피하려 얼마나 노력했는지도 알 수 있다"며 "제네시스 SUV와 같은 신형 차량 블랙박스는 자동비상 브레이크 등의 안전 시스템이 장착돼 블랙박스가 이와 관련한 데이터를 기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