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름 선명한 화웨이 메이트X2, 과연 갤폴드2 보다 좋을까 [홍IT인간]

입력 2021-02-26 17:50
수정 2021-02-26 19:51
메이트X2-갤폴드2 장단점 비교분석
화면은 더 크지만 좌우 비대칭 디자인
더 많이 접히는데 화면은 덜 접힌다?
안방서도 밀리는데 구원투수 되기엔
《'홍IT인간'은 정재홍 기자의 아낌없는 칭찬과 무자비한 비판이 공존하는 솔직 담백한 IT·전자기기 체험기입니다.》

중국 화웨이의 메이트X2가 예상대로 큰 화제입니다. 300만이 넘는 믿기 힘든 사전예약 건수를 기록하는 한편 삼성전자 갤럭시Z 폴드2(폴드2)를 따라했다는 비판도 받고 있죠. 중국내에서는 전작인 메이트XS처럼 브로커들의 활개로 암시장 가격 상승을 유발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미국 제재로 유튜브 등 구글 서비스가 불가능한 만큼 당장은 중국 내에서만 판매될 것으로 보입니다.



화웨이는 메이트X2에서 크게 3가지를 강조했습니다. (1) 화면 크기 및 해상도 (2) 제품 두께 (3) 카메라 스펙입니다. 특히 화면 크기와 접혔을 때 두께를 강조할 때 삼성전자의 폴드2를 노골적으로 비교했습니다. 자사 제품이 더 크고 얇다는 것이죠. 반면 화웨이의 메이트X2 언팩 영상을 보면 의문이 드는 점도 있습니다. 편집된 영상임에도 리처드 유(중국명 위청둥) 화웨이 CEO는 제품 뒷면을 주로 보여주면서 펼쳤을 때 화면은 정면으로 잘 보여주지 않습니다. 뭔가 숨기고 싶은 게 있다는 걸로 해석할 수도 있겠는데요. 폴드2와 비교했을 때 메이트X2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일까요.

● 화면 크고 재생률 90Hz로 통일

스펙상 화웨이 메이트X2는 접었을 때 6.45인치(1,160 × 2,700)에 펼쳤을 때 8인치(2,200 × 2,480) 화면을 구현합니다. 폴드2가 각각 6.23인치(816 × 2,260), 7.6인치(1,768 × 2,208)라는 점에서 물리적인 화면 크기는 메이트X2가 더 큽니다. 내부화면에 따로 전면카메라를 탑재하지 않은 풀스크린 디자인을 채택해 더 시원한 화면을 보여줍니다. 펼쳤을 때 전면카메라를 이용할 수 없다는 제약은 존재합니다.



인치당 화소수를 나타내는 ppi도 메이트X2가 접었을 때 456ppi, 펼쳤을 경우 413ppi으로 나타납니다. 각각 387ppi와 373ppi인 폴드2 보다 수치가 높습니다. 해상도 자체는 화웨이 메이트X2가 높은 편이지만 소비자가 체감할 정도의 차이는 아닙니다.

한 가지 눈여겨 봐야할 점은 커버 화면(전면 디스플레이)과 내부 화면의 화면주사율이 90Hz로 통일돼 있다는 겁니다. 화면주사율은 1초에 화면이 몇 번 재생되는지 나타내는 지표로 숫자가 높을수록 부드러운 화면을 보여줍니다. 폴드2는 커버에서 60Hz, 내부에서 120Hz 화면주사율을 지원하는데요. 내부화면을 쓸 때 더 부드럽게 재생된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두 화면을 모두 사용하는 인폴딩 폴더블폰 특성상 이질감도 드는 게 사실입니다. 메이트X2는 두 화면간 주사율이 동일해 이질감이 없다는 게 장점입니다.

● 얇은 두께는 눈속임…주름은 자글자글

화웨이의 말대로 접었을 메이트X2의 두께는 14.7mm로 나타나 폴드2(16.8mm)보다 얇습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눈속임이 하나 있습니다. 펼쳤을 때 메이트X2의 두께가 균일하지 않다는 것인데요. 제품 정면에서 봤을 때 가운데 힌지를 기준으로 제품 왼쪽은 4.4mm이지만 카메라가 있는 오른쪽 두께는 8.2mm에 달합니다. 즉 두께가 비대칭입니다. 폴드2가 펼쳤을 때 6.8mm의 두께로 균일한 것과 비교되는 모습입니다. 이에 따라 무게는 295g으로 폴드2(282g)보다 무겁습니다. 화웨이는 언팩 영상에서 얇은 쪽 두께만 표시해서 보여줬습니다.



주름도 제품 사용성을 저해하는 요소로 판단됩니다. 인폴딩 폴더블폰은 통상 아웃폴딩 보다 더 많이 접혀 디스플레이의 곡률 반경이 작습니다. Z플립, Z폴드 시리즈들에서 얇지만 꽤 선명한 주름이 발생하는 이유입니다. 이와 다르게 메이트X2의 주름은 삼성전자의 제품들과 다르게 더 넓은 영역에서 주름이 발생합니다.

모토로라의 플립형 폴더블폰 레이저Z처럼 플렉서블 디스플레이가 제품 안쪽으로 더 많이 말려들어가게 설계하면서 주름의 범위가 넓어진 것으로 해석됩니다. 겉모습은 틈새 없이 접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디스플레이 자체가 많이 접히는 건 아닙니다. 온라인에 올라온 제품 사용 영상을 보면 디스플레이 중앙 부분은 거의 접히지 않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중국 BOE의 디스플레이의 기술적 한계와 함께 UTG(초박형 유리)가 탑재된 폴드2에 비해 유연성은 강하지만 내구성이 약한 CPI(투명 폴리이미드필름)를 사용한 탓에 발생한 문제로 분석됩니다. 제품 가운데 틈새는 없지만 주름은 더 거슬리게 된 것이죠.

● 카메라 스펙은 최고…폴더블폰만의 기능은 어디에

확실하게 앞선 건 카메라 스펙입니다. 메이트X2는 5,000만 화소 메인, 1,600만 화소 초광각, 1,200만 3배 광학줌 망원, 800만 10배 광학줌 망원 후면 카메라를 탑재했습니다. 전면 1,600만화소 카메라까지 더하면 총 5개의 카메라가 적용됐습니다. 카메라 개수는 폴드2와 5개(1,200만 화소 후면 트리플·1,000만 화소 전면 카메라 2개)로 동일합니다. 다만 2배 광학줌에 불과한 폴드2에 비해 3배와 10배 광학줌을 지원한다는 점은 장점입니다. 메인 카메라 이미지센서 크기가(1/1.28 인치) 아이폰12 프로 맥스(1/1.87인치) 보다 크다는 점에서 최근 나오는 일반 플래그십 스마트폰 수준의 카메라라고 볼 수 있습니다.



폴더블폰으로써 활용할 수 있는 카메라 기능은 적습니다. 폴드2처럼 후면카메라를 이용해 셀피 사진을 찍을 순 있습니다. 다만 내부 화면에 카메라가 없어 어쩔 수 없이 사용할 수밖에 없죠. 갤럭시 폴드 1세대처럼 힌지 고정이 되지 않아 접은 상태로 사진을 찍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폴더블폰인 만큼 화면을 넓은 뷰파인더로 이용해 촬영한다는 이점은 갖지만 그 이상을 기대하긴 어렵습니다.

메이트X2는 우리 돈으로 300만 원이 넘는 가격이지만 구글 서비스를 이용이 불가능합니다. 이것 하나만으로 어쩌면 장단점 비교가 의미 없을 수 있습니다. 메이트X2는 안드로이드10 오픈소스 기반 EMUI 11.0 OS를 탑재했는데요. 올해 4월 화웨이 자체 최신 하모니OS로 업데이트를 통해 사용성을 개선할 예정입니다. 화웨이의 충성 고객이 아니라면 미국 제재가 풀리기 전에 굳이 메이트X2를 선택할 이유는 많지 않습니다.



물량이 충분하다고 자신하지만 반도체 재고 바닥이 드러나고 있는 상황에서 공급량을 맞출 수 있을지도 불안한 모습인데요.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화웨이의 올해 1월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3위로, 오포(1위)와 비보(2위)에 밀려 안방에서 조차 밀려나는 모양새입니다. 화웨이가 새로운 폴더블폰 메이트X2로 자존심을 회복하기엔 기술력조차 앞서 보이지 않는 현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