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면을 가득 채운 한정판 운동화에 가오픈 첫 날부터 '스니커즈 덕후(마니아)'들로 북적인 곳이 있다. 인터넷에서 사진으로만 보던 수백만∼수천만원짜리 운동화를 마음껏 구경하고 만져볼 수 있어서다.
중고 거래 플랫폼 번개장터가 서울 여의도 '더 현대 서울'에 첫번째 오프라인 공간인 'BGZT Lab(브그즈트 랩)'을 열었다. 럭셔리 백화점과 중고거래 플랫폼의 만남은 MZ세대의 스니커즈 리셀문화 덕분에 성사됐다.
번개장터에서도 스니커즈 거래는 단일 카테고리 중 두 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지난해에만 거래 건 수 57만 건, 거래액 820억원을 기록했다. MZ 세대에선 단순한 운동화 한 켤레가 아니라 ‘가치 있는 재화’로 취급된다. 번개장터는 BGZT 랩을 통해 '취향 기반 중고거래 플랫폼'이라는 번개장터의 정체성을 대중적으로 각인시킬 계획이다.
'스니커즈 덕후'들의 성지가 될 BGZT 랩 매장 벽면은 300여종의 한정판 운동화로 가득했다. 지드래곤과 나이키의 협업 브랜드 '피스마이너스원', 명품 브랜드 디올과 나이키의 협업 스니커즈 '에어 디올', 리셀가(재판매가)가 7천만원이 넘는 나이키 덩크 SB 로우 스테이플 NYC 피죤 등을 만날 수 있다.
진열 공간은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우선 '풋셀존'은 최근 가장 인기 있는 모델 20종을 모은 곳으로 랩핑 되어 있지 않아 직접 신어보고 구매할 수 있다.
가로 24칸 세로 9칸으로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취향존'에는 마니아들이 가장 좋아하는 216족의 한정판으로 전시됐다. 진열된 제품은 랩핑된 상태로 만져볼 수 있고 구매도 가능하다. 평균 가격(리셀가 기준)은 150만원에 달한다.
가장 희귀하고 소장가치가 있는 스니커즈를 모아둔 곳은 '포디움존'이다. 희귀템인 만큼 매장 한가운데에 위치해있다. 현재 시세가 7700만원에 이르는 ‘나이키 덩크 SB로우 스테이플 NYC 피존’부터 ‘나이키 에어이지2 레드옥토버(시세 약 1600만원)’ ‘나이키 마스야드 1.0(시세 약 1450만원)’ ‘나이키 에어 디올 조던1 하이(시세 약 1150만원)’ 등을 만나볼 수 있다.
한정판 스니커즈의 가격은 마치 주식처럼 시세가 매겨진다. 마치 홈트레이딩 앱으로 주식을 사고파는 것처럼 만들어진 플랫폼에 제품마다 시세 그래프가 존재한다. 가격은 매주 바뀌는데 BGZT 랩에 전시된 스니커즈는 QR코드를 찍으면 확인할 수 있다. 번개장터는 한정판 운동화 거래 플랫폼의 시세를 종합해 일주일에 한 번 가격을 매겨 판매한다.
BGZT 랩은 한정판 운동화와 함께 스트릿 컬쳐의 향기를 물씬 풍기는 전시물들로 나머지 공간을 채웠다. 매장 한쪽 벽에는 '지알원 왔다감'이라는 스티커로 유명한 스트리트 아티스트 GR1의 작품이 걸렸다. 또 다른 벽에는 스트리트 브랜드와 협업으로 탄생한 한정판 피규어 '베어브릭'으로 채웠다. 번개장터 관계자는 "현재 전시 주제는 콜라보레이션인데, 3개월 후에는 다른 주제로 바꿀 예정"이라며 "매번 새롭게 공간을 채울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