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째 교통지옥"…3기 신도시에서 재연될까 [전효성의 시크릿 부동산]

입력 2021-02-25 17:51
수정 2021-02-25 17:52
3기 신도시 톺아보기②
<앵커>

2기 신도시는 조성된 지 한참이 지났지만 출퇴근 때마다 교통 전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교통 수요 예측이 미흡한 상태에서 대규모 주택 공급에만 치중한 결과인데요,

3기 신도시는 교통대란을 피할 수 있을까요?

'전효성의 시크릿 부동산'에서 자세히 살펴봤습니다. <기자>

[오프닝: 제가 오늘 나와있는 곳은 2기 신도시로 조성된 김포 한강신도시입니다. 이곳은 조성된지 10년이 다 돼가지만 부족한 교통망으로 인해 매일같이 출퇴근 교통전쟁이 이어지는 곳인데요, 오늘 저와 함께 교통편을 체험해 보며 신도시 교통의 현실을 짚어보겠습니다. 함께 가시죠.]

김포에서 서울로 향하는 경전철인 김포골드라인입니다.

오전 7시가 넘어서면서 승강장에 서울로 출근하려는 직장인들이 늘어납니다.

열차가 도착했지만 승강장에 절반 가량은 다음 열차를 기다려야 합니다.

저 또한 3번이나 열차를 보낸 뒤에야 간신히 몸을 실을 수 있었습니다.

2량으로 편성된 경전철에서 출퇴근 전쟁이 매일같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양철웅 / 김포 한강신도시: 제가 7시~8시 30분 정도까지 출근 시간을 조정해서 타봤는데, 거의 매시간이 혼잡해요. 근본적으로 증량을 하지 않고서는 출퇴근 시간을 조정하는 것으로는 혼잡한 걸 피할 수 없는 상황이거든요…]

[이의연 / 김포 한강신도시: 많이 불편하죠. 아침 출근할 때마다. 사람들이 많이 있다 보니까 (열차를) 두번, 세번까지도 기다리죠. ]

다른 2기 신도시를 찾았습니다.

[브릿지: 동탄2신도시의 한 버스정류장에 나와있습니다. 동탄2신도시 안에는 아직 서울로 향하는 지하철이 없는 상황입니다. 때문에 가까운 지하철 역까지 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하는데요, 과연 얼마나 걸리는지 직접 확인해보겠습니다.]

달리고, 기다리고, 계속 달리고…

한참을 기다린 뒤에야 전철역에 다다를 수 있습니다.

[브릿지: 동탄2신도시에서 가장 가까운 전철역인 서동탄역까지 이동하는데만 버스로 17개 정거장, 30분이 넘게 걸렸습니다. 2기 신도시의 교통망이 아직 제대로 갖춰지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해당 신도시 주민들에게 교통 현황에 대해 물었습니다.

[연주은 / 동탄2신도시: 버스가 많이 없어서 불편한 편이고, 배차 간격도 길어서 교통이 불편하다고 체감하고 있어요.]

그렇다면 새로 들어설 3기 신도시에서는 지금 같은 교통 불편이 사라질 수 있을까요?

전문가들은 3기 신도시 입주 초기의 교통 불편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내다봅니다.

실제 정부 계획상 3기 신도시 입주와 철도망 구축은 수 년의 시차를 보입니다.

하남 교산지구는 2024년 입주를 시작하지만 송파~하남 도시철도는 2028년 개통이 목표.

고양~서울을 잇는 고양선은 2027년에 완공 예정인데, 고양 창릉신도시 입주는 2025년입니다.

특히 정부는 패스트트랙을 적용해 3기 신도시 추진 속도를 높일 계획인데, 이렇게 되면 입주와 교통망 구축의 시차는 더 벌어질 공산이 큽니다.

최근 발표된 광명·시흥신도시와 아직 발표되지 않은 신규 수도권 택지는 사실상 교통계획을 새로 짜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와 함께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에 대해서도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옵니다.

현재 A노선은 공사 중 문화재가 발견돼 일부구간 공사가 멈춰섰고, 북한산 구간은 공사 허가 문제로 잡음이 나오고 있어 초기 목표인 2023년 개통은 사실상 어려워졌습니다.

또, GTX 역사 신설을 둘러싸고 국토부, 서울시, 자치구가 각기 다른 의견을 내는 것도 우려되는 부분입니다.

지역마다 신설역 유치를 원하고 있어 자칫 GTX가 '수도권 완행열차'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기도 합니다.

[권대중 /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 우리나라가 신도시를 만드는 방식은 베드타운 형태로 주택 먼저 짓고 있습니다. 교통망과 택지를 개발하는 시점차가 택지가 더 빠르게 준공되다 보니까 교통망이 불편한 상태에서 입주하게 되고…]

제대로 된 교통체계가 없다 보니 신도시를 두고 '수도권 외딴섬'이란 오명이 생겨날 정도입니다.

10년 전 실패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선 공급 속도 못지 않게 체계적인 교통망 계획도 필요해 보입니다.

지금까지 전효성의 시크릿 부동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