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전에 IPO 대어 '찜'한다?…장외 시장으로 옮겨 붙은 불개미들 [이지효의 플러스 PICK]

입력 2021-02-23 17:50
수정 2021-02-23 17:50
K-OTC 일 거래대금 3개월째 '상승세'
SK바이오사이언스, 예상 공모가 4배
"상장 종목 비해 정보 적어…변동성"
# 돈맛 본 불개미

<앵커>

다음 키워드는 '돈맛 본 불개미'로 돼 있습니다.

<기자>

지난해 우리 증시를 떠받친 건 다름아닌 개인투자자, 불개미들이었죠.

"돈 안 번 사람 없다" 할 정도로 수익을 올리셨을 텐데,

더 쏠쏠한 기회를 잡기 위해 이제는 장외거래 시장으로까지 몰리는 모습입니다.

<앵커>

장외주식, 그러니까 비상장 주식들을 거래한다는 건데

올해 상장을 앞둔 주식들에 미리 들어간다, 이런 취지로 뛰어드는 게 아닐까요.

<기자>

네, 맞습니다. 수치로도 확인할 수가 있는데,

한국장외주식시장(K-OTC) 일평균 거래대금은 지난 1월까지 3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특히 2019년 1월과 비교하면 두 배가 넘게 증가했습니다.

K-OTC는 코스피와 코스닥, 코넥스에 이어 국내 주식시장의 하나로,

상장하지 못한 장외기업들이 제도권 시장에서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곳입니다.

<앵커>

어떻게 투자할 수 있는 겁니까?

<기자>

K-OTC 장외시장 거래가 가능한 증권사 계좌를 만들고 연동을 요청하면,

HTS나 MTS을 통해 일반 주식과 동일한 방식으로 거래할 수 있습니다.

올해 공모주 청약 제도도 개편이 되고 열기가 어느 때보다 뜨거울 것으로 예상되는데

공모주 1주를 사기 위해 내야하는 청약 증거금이 최대 수조원에 달하죠.

그래서 청약이 시작되기 전에 미리 주식을 사서 차익을 거두려는 '고위험 고수익' 투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거래가 가능한 곳은 K-OTC가 유일한 겁니까?

<기자>

아닙니다. 장외시장에 대한 관심 덕분인지 비상장 주식을 중개하는 플랫폼도 10여 개로 늘었죠.

하지만 2014년 8월 출범한 K-OTC는 이들 중 가장 공신력 있는 채널로 꼽힙니다.

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K-OTC는 다른 서비스와 달리 다자간 상대 거래가 가능하고,

중소·중견기업 소액 주주 대상 양도소득세 면제와 증권거래세 인하 등의 혜택도 있습니다.

하지만 종목이 얼마 안되고 인기 있는 종목이 적은 것은 한계로 꼽힙니다.

<앵커>

비상장 주식 가운데는 K-OTC에 들어가지 않은 회사들이 훨씬 많죠.

올해 상장 기대감이 큰 기업들이 장외에서 많이 거래가 되고 있는 상황이죠?

<기자>

네, 올해 먼저 포문을 여는 건 'SK바이오사이언스'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상장을 한달 정도 앞두고 있는데 특히 코로나19 백신 등이 부각되면서 5조까지 몸값이 높아졌습니다.

'배틀그라운드'라는 게임을 개발한 크래프톤도 대어 가운데 하나입니다.

시장에서 현재 기업 가치는 14~15조원에서 상장 후에는 최대 30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카카오뱅크도 올해 하반기 상장될 것으로 보이고, '야놀자'도 지난해 주관사를 선정하고 상장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들 업체는 예상 공모가보다 많게는 4배씩 높은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그래도 장외주식은 상당히 위험한 부분이 있죠?

돈만 받고 주식을 안주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고, 가격 자체에 대한 공신력도 없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기자>

시세차익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가치가 고평가 됐다는 논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실 비상장 기업에 투자하는 행위 자체가 높은 리스크를 동반하죠.

언제 상장을 하는지, 또 다른 기업과 M&A를 하게 될 지는 알 수 없기 때문인데,

변동성이 크고 상장 종목에 비해 정보가 적은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