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만5천원 내고 2대주주"‥에볼루스 71%↑ 메디톡스 '상한가' [박해린의 뉴스&마켓]

입력 2021-02-22 17:54
수정 2021-02-22 17:54
<앵커>

박해린 증권부 기자와 함께 하는 뉴스&마켓 시간입니다.

박 기자, 오늘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이 '보톡스 분쟁'서 드디어 합의를 이뤘다는 소식에 메디톡스는 상한가를 기록했고, 대웅제약도 14%대 상승하면서 시장이 떠들썩했죠.

이제 두 회사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네, 먼저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사안이 있습니다.

오늘 많은 분들이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이 합의해 보톡스 분쟁이 끝났다"라고 알고 계시던데요.

엄밀히 따지면 사실이 아닙니다.

이번 합의는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미국 유통·판매 파트너사인 에볼루스간 이뤄진 합의라는 점 유념하셔야 합니다.

<앵커>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이 직접 합의한 건 아니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합의 당사자에 대웅제약은 포함돼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국내 소송은 예정대로 진행될 예정이기 때문에 아직 완전히 '소송의 불씨'가 꺼진 것은 아닙니다.

<앵커>

그렇군요. 합의 내용을 살펴보죠.

<기자>

네, 에볼루스는 메디톡스 등에 2년간 합의금 3,5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380억원을 지불하기로 했습니다.

대신 메디톡스는 에볼루스가 대웅제약의 나보타를 미국 내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했는데요.

다만, 미국 내 판매량에 따라 에볼루스는 메디톡스에 일정 비율의 기술료를 지급해야 합니다.

<앵커>

메디톡스 측은 합의금과 기술료를 받고 미국 내에서 대웅제약의 나보타가 판매될 수 있게 한 것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또 메디톡스는 우리 돈으로 약 7만5,000원에 에볼루스의 2대 주주가 됐습니다.

<앵커>

이건 또 무슨 얘기인가요?

<기자>

에볼루스가 발행하는 보통주 신주 676만주 가량을 메디톡스가 총 67.62달러, 우리 돈 약 7만5,000원에 인수하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사실상 무상으로 받은 셈이죠.

인수가 끝나면 메디톡스는 에볼루스의 지분 16.7%를 갖게 돼 2대 주주가 됩니다.

에볼루스의 주가는 현지 기준 18일 7.16달러에 장을 마쳤었는데요.

합의안 소식이 전해진 이후 하루 만에 71%가량 올라 현재는 약 12.3달러까지 올라온 상황입니다.

<앵커>

71%면 엄청나네요.

박 기자, 최근에 주린이에 이어 해외 주식에 뛰어든 초보 투자자분들은 '해린이'라고 하던데요.

에볼루스에 투자한 해린이 여러분도 기분 좋은 주말이 됐을 것 같네요.

<기자>

네, 에볼루스의 주가는 보톡스 분쟁으로 바닥을 쳤었으니 그동안의 속앓이에 대해 보상받은 기분일 겁니다.

에볼루스의 주가가 너무 떨어지니까 대웅제약이 지난해 ITC 예비판결 이후 에볼루스의 전환사채 307만주를 취득해 '에볼루스 달래기'에 나서기까지 했었거든요.

이번에 메디톡스가 2대 주주가 된다고 전해드렸잖아요?

만약 대웅제약도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한다면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이 에볼루스 내에서 '적과의 동침'하는 상황까지 연출될 수 있다는 점도 관전 포인트로 꼽힙니다.

<앵커>

재밌는 포인트들이 많네요.

<기자>

네, 사안이 좀 복잡해서 정리를 다시 하자면, 이번 합의는 메디톡스와 에볼루스간 이뤄진 것이고, 에볼루스는 메디톡스에 합의금과 향후 판매분에 대한 기술료와 자사 주식을 주고, 메디톡스는 나보타가 미국 내에서 판매될 수 있도록 합의했다, 라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이번 합의에 대해 증권업계는 어떻게 보고 있나요?

일단 오늘 양사의 주가를 보니 긍정적인 것 같긴 합니다.

<기자>

맞습니다.

특히 메디톡스가 "실리를 챙겼다"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메디톡스는 ITC 소송을 벌이면서 매년 수백억원의 소송비용을 지출해 왔는데, 기본적으로 이 비용을 줄일 수 있게 된 것이고요.

하나금융투자는 "올해 추정치만큼 나보타의 매출이 발생한다면 6%의 로열티를 가정했을 경우 약 500만 달러의 기술료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또 합의금과 로열티뿐 아니라 에볼루스의 2대 주주라는 위치를 활용해 미국, 유럽시장 판매를 더욱 확대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증권업계는 대웅제약 또한 미국과 유럽에서 나보타 판매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점을 주목하며 올해 큰 폭의 이익 성장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업계에선 적정가를 어느 정도 수준으로 보고 있나요?

<기자>

메디톡스의 경우 하나금융투자는 42만원을, 한국투자증권은 30만원을 적정가로 보고 있습니다.

대웅제약의 경우 KTB투자증권은 21만원, 한국투자증권은 19만원을 제시했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