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기운이 완연한 이번 주말, 도심인근 휴양지는 나들이 나온 시민들로 북적였다.
충남 공주 국립공원 계룡산과 천안 은석산에서는 산행객들이 땀방울을 흘리며 건강을 챙겼다. 산악회, 가족 등 등산객들은 간월재에 앉아 미리 싸 온 음식을 나눠 먹으며 내리쬐는 햇살을 만끽했다.
설악산, 오대산, 치악산, 태백산 등 강원지역 주요 국립공원 탐방로는 알록달록한 등산복 차림의 등산객들이 탐방로를 오르며 흐르는 땀을 닦았다.
한라산 국립공원은 성판악 탐방안내소 앞 주차장은 주차할 공간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관광객 차들로 꽉 찼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영업 제한이 완화된 식당, 카페, 백화점, 마트 등에는 오랜만에 많은 사람이 찾아 잠시나마 돌아온 일상을 즐겼다.
협재, 함덕, 곽지, 한담 등 제주 유명 해변 인근의 카페는 새파란 바다와 하늘을 즐기려는 이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대형 쇼핑몰은 연인 또는 가족 단위 이용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으며, 주차하려는 차량이 많아 일부 정체가 빚어지기도 했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의 여파가 지속 중인 가운데 신규 확진자가 600명대에서 400명대로 줄었으나 방심은 금물이다.
대규모 인구 이동이 있었던 설 연휴(2.11∼14)와 지난 15일부터 완화된 '사회적 거리두기'(수도권 2단계, 비수도권 1.5단계)의 영향이 이번 주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이 또 다른 유행을 야기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일부 전문가는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 자체를 막을 수는 없을 것으로 전망하면서 앞으로 해외 입국자에 대한 방역관리를 더 강화함으로써 변이가 기존 바이러스를 대체할 만큼 광범위하게 퍼지는 것만은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번 주 국내 집단감염 상황과 변이 바이러스 확산 동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방역대응 수위 조절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21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총 416명이다.
전날(448명)보다 32명 줄어들며 400명대를 유지했다.
하지만 보통 주말에 검사건수가 일시적으로 줄어드는 영향을 고려하면 최근의 확산세가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실제로 전날 하루 선별진료소에서 이뤄진 검사 건수는 총 2만709건으로, 직전 평일의 4만4천637건보다 2만3천928건 적었다.
이 때문에 양성률은 그간 1% 안팎에서 이날 2.01%(2만709명 중 416명)로 상승했다. 2%대 양성률은 지난달 25일(2만1천737명 중 437명·2.01%) 이후 약 한 달만이다.
더욱이 하루 400명대 확진자는 여전히 작지 않은 규모다. 만약 예상치 못한 집단감염이 터져 나온다면 언제든 다시 500∼600명대 또는 그 이상으로 급증할 수 있는 불안한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주요 방역 지표에도 이미 '빨간불'이 들어온 상황이다.
최근 1주일(2.15∼21)간 신규 확진자는 일별로 343명→457명→621명→621명→561명→448명→416명을 기록해 하루 평균 495명꼴로 발생했다.
이 중 거리두기 단계 조정의 핵심 지표이자 지역사회 내 확산 위험을 가늠할 수 있는 지역발생 확진자는 일평균 467명으로, 전날 기준 455명보다 12명 늘었다.
일평균 지역발생 확진자는 지난 17일(406명) 거리두기 2.5단계 범위(전국 400명∼500명 이상 또는 더블링 등 급격한 환자 증가)에 재진입한 이후 닷새 연속 2.5단계 범위에 머무르고 있다.
방역당국은 공장이나 병원 등 대규모 사업장의 집단발병에 더해 설 연휴 동안 발생한 가족·지인모임 등의 산발적 감염이 최근 증가세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지난 추석 때보다 이번 설 연휴 이후 명절모임으로 인한 감염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면서 "연휴 동안 고향 또는 타 지역을 방문했거나 친척·지인과 만났던 분들, '3밀'(밀집·밀폐·밀접) 환경에 노출된 분들께서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방역수칙을 지키며 생활해 달라"고 당부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