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동부자바의 한 해변에서 들쇠고래(short-finned pilot whales) 수십마리가 떠밀려와 떼죽음을 당했다.
20일 안타라통신 등에 따르면 자바섬 동부 마두라섬 방칼란군의 해변에 18일 오후 들쇠고래 떼가 떠밀려왔다.
들쇠고래들이 얕은 수심 때문에 움직이지 못하게 되자 수 십명의 주민들이 바다로 뛰어들어 들쇠고래를 수심이 깊은 곳으로 밀어내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들쇠고래들이 좌초한 모습이 동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퍼지자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달려왔고, 동부자바주 당국도 군·경 등 구조팀을 보냈다.
한 편에서는 시민들이 숨이 넘어가는 들쇠고래 위에 올라타고 '인증샷'을 찍는 모습이 잇따라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들쇠고래 한 마리당 크기가 3∼5m에 이른다.
비교적 덩치가 작은 3마리는 수심이 깊은 곳으로 옮겨 구조했으나 나머지 52마리는 폐사했다고 구조팀이 19일 오후 발표했다.
구조팀은 들쇠고래 사체에서 샘플을 채취하고, 썰물때 사체를 해변에 묻기로 했다.
들쇠고래는 참돌고래과에 속하지만 이들의 행태는 대형고래와 비슷하다.
들쇠고래의 떼죽음은 호주, 뉴질랜드, 인도, 스리랑카 등에서 종종 보고된다.
들쇠고래들이 왜 수심이 얕은 해변으로 밀려드는지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작년 11월에도 뉴질랜드 본토에서 남동쪽으로 800km 정도 떨어진 채텀제도 해변에 들쇠고래 97마리가 떠밀려와 떼죽음을 당했다.
일각에서는 고래의 떼죽음을 놓고는 대지진의 전조가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2011년 일본에서는 50마리의 엘렉트라 돌고래가 떼죽음을 당한 지 6일 만에 동일본대지진이 발생했으며, 같은 해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에 대형 지진이 나기 이틀 전 들쇠고래 107마리가 해변에서 죽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