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형 실손 보험료, 4월에 15∼19% 오른다

입력 2021-02-19 08:58


삼성화재 구형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 가입자의 보험료가 올해 업계 최대폭으로 인상된다.

삼성화재는 오는 4월 구(舊)실손보험 보험료를 19% 올린다고 19일 밝혔다.

구실손보험은 2009년 9월까지 팔린 후 절판된 상품이다. 이후에는 표준화실손보험과 신(新)실손보험(2017년 4월 이후)으로 이어졌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전날 2020년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구실손 보험료를 19%, 업계 최대폭으로 인상한다"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보험료를 올려 손해율(보험료 수입 대비 보험금 지출의 비율)을 정상화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작년 12월 금융위원회는 구실손보험에 대해 보험사가 바라는 인상률의 80%가량을 반영하는 의견을 제시했고, 각사는 이를 따랐다.

이에 따라 각사의 구실손보험 보험료가 조정 시점인 오는 4월 15∼17%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업계 1위인 삼성화재의 인상률은 나머지 보험사보다 2%포인트 이상 더 높은 수준에서 결정됐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삼성화재는 구실손보험 보험료를 다른 보험사보다 덜 올렸고 2019년에는 내렸다"며 "이런 사정을 고려해 올해는 24%가량 보험료를 올릴 필요가 있다고 당국에 보고했다"고 전했다.

2019년 상위 4개 손해보험사의 평균 인상률이 9%일 때 삼성화재는 2%를 인하했고, 작년에는 상위 4개 손보사보다 인상률이 2∼3%포인트 낮았다는 것이다.

금융위가 각사의 인상 기대치의 80%를 반영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함에 따라 인상률이 19%(24%×0.8)로 결정됐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구실손보험 이후 나온 표준화실손 보험료는 지난달 회사별로 10∼12% 올랐고 신실손보험은 동결됐다.

실손보험은 민영 보험이지만 개인 가입자가 3천400만명(단체 계약자 제외)에 이르는 '국민보험' 성격을 지니고 있어 금융당국의 의견이 보험료 인상률에 결정적 영향을 준다.

금융당국이 삼성화재에 20%에 가까운 보험료 인상을 용인한 것은 실손보험 손해율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2019년 실손보험의 '위험손실액'은 2조8천억원, '위험손해율'은 133.9%를 기록했다. 보험업계는 작년에도 3분기까지 추세로 볼 때 위험손해율이 130%가 넘을 것으로 전망하면서 보험료를 법정 인상률 상한선(25%) 수준까지 올려야 수지타산을 맞출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