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와 미국 백악관 간 경제 분야 직접 소통 채널이 마련된다. 청와대는 "경제 분야에서의 긴밀한 협력의 중요성이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안보 분야 외에 청와대와 백악관 간 직접 소통 채널이 마련된 것은 처음이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17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이날 오전 브라이언 디스(Brian Deese) 제13대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과 상견례를 겸한 첫 유선협의를 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통화는 미국 측의 제안으로 오전 7시부터 35분간 이뤄졌다.
NEC는 백악관 내 경제 정책 조정 협의체로 국가안보회의, NSC와 함께 백악관 내 경제·안보 정책의 양대 축 기능을 하고 있다.
양측은 이번 통화에서 한·미 양국간 경제·통상 분야 협력이 원만히 관리되고 있음에 공감하고 앞으로 코로나19 대응, 글로벌 경제 회복 등의 주요 이슈에 양국간 공조를 강화하고 적극 협력해 나갈 필요성이 있다는데 인식을 같이했다.
디스 위원장은 특히 코로나19에 대한 우리나라의 효과적인 방역 및 성공적인 경제 회복 노력이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최우선적인 경제정책 과제로 세계경제의 조속한 회복을 위한 적극적인 재정 정책 등을 꼽았다. 아울러 신속하고 공정한 해결책 모색을 위해 양자·다자적인 협력을 강화하자고 제안했다.
김 실장은 이에 동의하며 바이든 행정부가 지향하는 '빌드 백 베러(Build Back Better)' 정책들은 우리 정부가 추진 중인 확장적 재정정책, 양극화 극복을 위한 포용적 회복, 미래 혁신을 위한 도전적 투자 등 정책들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양국 간 제반 정책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자고 했다.
양측은 기후변화가 한미간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유망한 분야라는 데도 공감했다. 김 실장은 미국이 파리협정에 재가입한 것을 환영하고, 미국이 추진 중인 세계기후정상회의와 한국이 추진 중인 P4G 정상회의(5.30~31) 등에서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11월 영국에서 개최 예정인 제26차 기후변화당사국총회의 성공을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을 제의했다. 디스 위원장은 이에 긴밀히 협력하자고 화답했다. 디스 위원장은 과거 오바마 대통령의 백악관에서 파리 기후변화협약 협상을 총괄했을 만큼 '기후변화' 이슈에 특별한 관심과 의지를 갖고 있다.
양측은 이번 유선 협의가 유용했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하고 향후 양국 간 정책 공조를 위해 청와대 정책실과 백악관 NEC 레벨의 채널을 유지하며 수시로 소통해 나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