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투자로 '3조' 대박난 국민연금…국내주식은 왜 내던질까? [이지효의 플러스 PICK]

입력 2021-02-15 18:05
수정 2021-02-15 18:05
국민연금, 테슬라 투자로 3조 수익
2014년부터 투자…수익률 8,000%
"애플·아마존 등 큰 차익 거뒀을 것"
2023년까지 국내주식↓·해외주식↑
#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앵커>

다음 키워드는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네요.

육아 얘기는 아닐테고, 무슨 얘기죠?

<기자>

네, 아이 얘기는 아니고 국민연금 얘기입니다.

국민연금이 테슬라 주식에 투자해 3조원이 넘는 수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됩니다.

우리 주식시장의 '큰 손'으로 불리는 국민연금이,

해외로 눈을 돌리며 달라지고 있어서 키워드를 이렇게 잡았습니다.

<앵커>

테슬라 투자로 3조원을 벌었다니 엄청난 성과 아닙니까?

<기자>

국민연금은 지난 2014년 3분기 기준으로 테슬라 주식을 792만 달러,

그러니가 88억원 어치를 보유한 것으로 나왔는데요.

당시 1주에 9.71달러 수준이었는데 지금은 816달러 정도됩니다.

지금까지 쭉 들고 있었다면 6년 새 8,000% 넘는 수익률은 올린 거죠.

다만 국민연금 측은 "중간에 매도·매수한 것을 빼면 실제 수익률은 다르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수익률 8,000%라는 게 기적의 숫자인 것 같은데

국민연금이 해외주식으로 재미를 보고 있는 게 테슬라뿐이 아니라고요?

<기자>

네. 테슬라 외에도 2019년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아마존, 알파벳 등의 지분을 0.2~0.3% 가량 보유했는데,

이 비율을 유지하기만 했어도 큰 평가 차익을 거뒀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민연금은 2018년 당시 2023년까지 국내주식을 15%까지 줄이고, 해외주식은 30%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혔죠.

가장 큰 이유는 앞서 말씀드린 대로 수익률입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 따르면 1988년부터 2019년까지 해외 주식 투자를 통한 수익률은 10.08%로,

국내 주식 투자를 통한 수익률인 5.59%의 2배에 가깝습니다.

2019년만 놓고 보면 해외 주식 수익률은 20.63%로 국내 주식 수익률(12.58%)을 압도하죠.

<앵커>

수익성 관점에서 해외 주식 비중을 늘리는 게 바람직하다고 보이는데,

반대로 생각해서 국내 주식을 내다 판다면 불만이 있을 수도 있겠네요.

<기자>

네, 맞습니다. 연기금이 지난해 12월 24일부터 지난 10일까지

32일 연속 주식을 순매도하는 것에 시장에서는 불만을 표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는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비중을 줄이겠다는 계획의 영향인데,

이렇게 되면 사실상 코스피 3,000~3,200 사이에서는 대형주를 중심으로 한 단타 거래만 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때문에 "연기금이 변동성을 높이고 상승장의 발목을 잡는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하지만 장기적인 수익의 측면에서는 해외 주식에서 투자 성과가 컸던 것으로 나타나죠.

<앵커>

국내에서 국민연금이 보유 비중을 줄이고 있는 업종은 어떤 곳들입니까?

<기자>

1월에 국민연금이 지분을 줄인 기업은 식료품과 미디어 업종이었습니다.

식료품의 경우 농심, 풀무원, 빙그레 등의 종목의 비중을 줄였고,

미디어 업종에서는 SBS, CJ ENM, SM 등이 있었습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서도 지분 비중을 줄였습니다.

<앵커>

이렇게 해서 국민연금이 돈을 잘 벌면 우리에게 뭐가 좋은 건가요?

<기자>

우리 국민의 귀한 노후자금을 굴리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국민연금은 사실 내가 낸 돈을 내가 그대로 받는 개념은 아니고,

낸 돈은 부모 세대를 위해 쓰고 자녀가 낼 돈으로 부양받는 식으로 고안됐죠.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낼 사람이 점점 줄고 있습니다.

실제로 2056년에 국민연금이 고갈될 것이라는 정부의 전망까지 나오는 가운데,

노후자금을 잘 운용해야 할 필요성이 커진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