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의 1심 선고와 관련해 "이 사건을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규정하는 것은 유감"이라며 "사실이 아니다"라고 분명히 했다. "문재인 정부에 ‘블랙리스트’는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블랙리스트’에 뒤따르는 감시나 사찰 등의 행위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김 전 장관의 판결에 일부 언론들이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이라고 표현한 것에 대한 유감 표명이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10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수사 중인 사안이나 재판 중인 사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지만 이 사건의 성격 규정에 대해서는 언급을 안 할 수 없다"면서 이같이 조목조목 반박했다.
강 대변인은 "'블랙리스트'는 특정 사안에 불이익을 주기 위해 작성한 지원 배제 명단을 말한다"며 "이 사건은 정권 출범 이후에 전 정부 출신 산하기관장에 사표를 제출받은 행위가 직권남용 등에 해당하는지 아닌지 여부를 다투는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재판부의 설명자료 어디에도 ‘블랙리스트’라는 단어는 등장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블랙리스트'라는 표현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을 연상케한다. 박근혜 정부는 야당 후보를 지지하거나 시국선언을 한 문화예술인에 대해 정부의 지원을 끊거나 검열 및 불이익을 줄 목적으로 비밀리에 '블랙리스트'를 작성한 바 있다.
강 대변인은 문재인 정부가 전 정부에서 임명한 공공기관장의 임기를 존중했다는 사실도 전하며 "블랙리스트가 존재했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강 대변인은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전 정부에서 임명한 공공기관 임원 대부분이 임기를 마치거나 적법한 사유와 절차로 퇴직했다"며 "이번 사건에서 사표를 제출했다는 환경부 산하 공공기관 임원 13명 역시 상당수가 임기를 끝까지 마쳤다"고 전했다. 공공기관장 330여 명, 상임감사 90여 명이 실제 임기를 채웠다고 설명했다.
강 대변인은 "전 정부에서 취임해서 2021년 2월 현재까지도 기관장으로 재직 중인 공공기관도 6곳 존재할 정도"라면서 "이번 사건은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이 아니며 문재인 정부에 ‘블랙리스트’는 존재하지 않음을 다시 한번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전날(9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업무방해, 강요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장관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신미숙 전 대통령균형인사비서관은 직권남용과 업무방해 혐의만 유죄로 인정돼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이 선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