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주요 카드사들의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20% 이상 늘어나며 이른바 '불황형 흑자' 기조를 나타냈다.
9일 여신업계에 따르면 8개 전업카드사(신한, 삼성, KB국민, 현대, 롯데, 우리, 하나, 비씨카드)의 지난해 당기순이익 추정치 합계는 2조607억원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23%가량 증가했다.
비씨카드를 제외하고 7개 카드사 모두 순이익이 늘었다.
업계 1위 신한카드의 순이익은 6천65억원으로 전년대비 19.2% 늘어났다.
신한카드는 판관비를 7.4% 줄이고 리스영업을 44.5% 늘리는 사업다각화 전략을 택한 것이 주효했다.
삼성카드도 3천988억원의 순이익으로 15.9% 증가했다. 삼성카드 역시 수익성 중심으로 사업을 개편하고 고비용 저효율 마케팅을 크게 줄인 전략이 맞아 떨어졌다.
KB국민카드는 3천240억원으로 2.3% 늘었고 현대카드는 2천563억원(별도)으로 56.2% 증가했다.
롯데카드는 1천307억원의 순이익을 나타내 전년도보다 128.8% 급증했다. 우리카드는 1천202억원의 순이익을 보이며 전년대비 5.3% 증가한 순이익 성적표를 받았다.
하나카드는 지난해 1천545억원의 순이익으로 전년대비 174.4% 급증하는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온라인을 통한 부문별 조직개편 전략이 비용 절감으로 이어졌다.
비씨카드는 카드사 가운데 유일하게 순이익이 줄었다. 이 회사는 순이익 697억원(별도)으로 전년대비 39.6% 급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오프라인 매출이 많이 감소했고 이 영향으로 주 수입원인 매입업무 수익이 감소한 탓이다.
카드 업계는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에도 순이익이 늘어난 데는 불황형 흑자라고 진단했다. 저금리 기조에 따른 조달금리 하락도 영향을 끼쳤다.
카드사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매출이 많이 줄었지만 그만큼 비용 절감 효과도 컸다"며 "지속적인 저금리 기조로 조달금리를 낮춰 대출상품 등을 통한 수익 다각화를 한 점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자료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