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채 잡고 걸레로 때리고"…인천 어린이집 학대 200여건

입력 2021-02-08 17:57


인천 한 국공립 어린이집의 보육교사 6명 전원이 장애아동 등 원생들을 학대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가운데 피해 부모들이 엄벌을 촉구하는 국민청원을 제기했다.

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인천 서구 국공립 아동학대 사건 구속수사 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올라왔다.

생후 14개월 된 학대 피해 아동의 엄마라고 밝힌 청원인은 "저희 아이는 학대를 당할 당시 갓 돌이 지난 (생후) 12개월이었다.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은 자신의 보살핌을 받는 아이들의 입과 코를 막았고, 숨을 쉬지 못해 발버둥을 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즐거워하며 서로 웃었다"면서 구속 수사를 촉구했다.

해당 청원 글에는 이날 오전 11시 14분 기준 1,900여명이 동의했다.

관련해 8일 인천 서구청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어린이집 피해 아동의 부모들은 구체적인 피해 사례를 공개하고 지원책 마련을 호소했다.

한 자폐 아동의 부모는 이날 "체중이 20kg이 채 안 되는 우리 아이보다 3∼4배 되는 육중한 몸을 가진 담임 교사가 크고 긴 쿠션을 공중에 한 바퀴 돌려 아이에게 휘둘렀다. 나동그라진 아이에게 담임 교사가 다시 다가가 몸 위를 누르며 강제로 억압하는 모습을 봤을 때 '정말 인간이 아니구나'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고 분노했다.

또"(보육교사들은) 아이를 돌봐야 할 점심시간에 같이 둘러앉아 고기를 구워 먹었다"며 "아이들은 매트 위에 모여 앉아서 노트북으로 미디어 영상을 바라보며 방치돼 있었다"고 말했다.

0세반 피해 아동의 어머니는 "말도 못 하는 아이가 여러 명의 선생님에게 둘러싸여 머리를 잡힌 채 들어 올려졌다"며 "다른 아픈 아이는 책상에 올려뒀던 커피를 쏟았다고 마스크를 벗기고 걸레로 얼굴을 맞기도 했다"고 했다.

장애인단체 등은 아동학대 피해가 언론 등을 통해 알려진 지 2주일이 넘게 지났으나 학대 피해를 본 아동들은 제대로 된 치료 지원조차 받지 못하고 사실상 방치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피해 아동 가족의 의견을 수렴해 피해 아동을 전원할 수 있도록 서구청의 적극적인 지원을 촉구했다.

앞서 인천시 서구에 있는 이 국공립 어린이집의 20∼30대 보육교사 6명은 최근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어린이집 원장도 관리·감독과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혐의(아동복지법 위반)로 입건돼 경찰 조사를 받았다.

경찰이 2개월치 폐쇄회로(CC)TV에서 확인한 학대 의심 행위는 200여 건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