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의 롯데칠성 '구출작전'?…네달간 '순매수' 릴레이 [박해린의 뉴스&마켓]

입력 2021-02-08 17:39
수정 2021-02-08 17:40
<앵커>

박해린 증권부 기자와 함께 하는 뉴스&마켓 시간입니다.

오늘은 지난주 금요일 실적 발표를 한 롯데칠성에 대해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박 기자, 지난해 롯데칠성의 실적이 좋지 않았거든요.

반면, 오늘 주가는 4%대 상승했습니다. 무슨 이유죠?

<기자>

지난해 부진했던 실적은 털고, 올 상반기 성장 구간에 진입할 것이란 기대감 덕분입니다.

일단 지난해 롯데칠성은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9.7% 감소했고 매출액은 전년 대비 7.1% 줄었습니다. 20억원의 순손실이 발생핬고요.

다만 4분기 영업이익은 33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습니다.

별도 기준으로 보면, 음료 부문은 영업이익이 133억원 감소했지만 주류 부문은 272억원 증가하는 등 수익성 회복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앵커>

롯데칠성의 주류 제품이 뭐가 있죠?

<기자>

처음처럼과 클라우드, 청하 등이 대표 상품입니다.

사실 코로나19 이전에도 롯데칠성의 주류부문은 하이트진로 등 경쟁사에 다소 밀리기도 했고 일본 불매운동 여파 등으로 4년 연속 적자를 이어왔는데요.

증권업계에선 올해 롯데칠성의 주류 사업이 정상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앵커>

왜죠?

<기자>

일단 '거리두기' 강화로 억눌렸던 외식 수요가 점차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 첫번째 이유고요.

혹시 수제맥주 드시나요?

<앵커>

예, 특이한 맥주들이 많더라고요.

특히 '곰표맥주'가 온라인상에서 인기라 마셔보고 싶은데 매번 편의점을 찾을 때마다 없더라고요.

<기자>

네, 맞습니다.

지난해 국내 수제맥주 시장규모는 1,180억원으로 전년 대비 47.5% 신장한 것으로 추정되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롯데칠성은 최근 충북 충주 맥주1공장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 줄여서 OEM이라고 하죠.

이 공장을 OEM 기지로 조성하기로 하는 등 수제맥주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공격적 마케팅보다 OEM 사업을 통한 수익성 강화를 꿰할 전략으로 보이고요.

말씀하셨던 '곰표 맥주'의 위탁 생산도 맡았습니다.

앞으로 여러 수제 맥주 브랜드와 협업할 것으로 예상되고 맥주 공장 가동률도 크게 상승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앵커>

그렇군요.

주류 부문은 그렇다 치고 음료 부문은 4분기 실적이 꽤나 부진했던 것 같은데요.

이 부분은 우려되는 상황 아닙니까?

<기자>

최근 롯데칠성은 6년 만에 주력 제품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들었습니다.

체감하셨는지 모르겠지만 사실 이번달부터 칠성사이다는 6.6%, 펩시콜라는 7.9% 올랐습니다.

평균으로 따지면 4.7% 정도 올랐고요.

소비자는 부담을 느낄 수 있겠지만 투자자는 주력 제품 가격 인상에 따른 실적 상승을 기대하는 입장입니다.

키움증권은 제품 가격 인상으로 회사 전체 음료의 평균 판매가가 2.9%, 국내 음료 평균 판매가는 4.2%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앵커>

가격 인상에 대한 효과는 언제 실적에 반영될까요?

<기자>

증권업계에선 2분기부터 수요 회복과 함께 실적 개선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지금 매수하기에 조금 이른 건 아닙니까?

<기자>

투자 시기는 본인의 판단이겠지만, 특징적인 건 기관의 움직임입니다.

기관투자자는 지난 1월 8일 이후로 단 하루를 제외하고 롯데칠성에 자금을 넣고 있습니다.

이 기간 국내 증시에서 18조1,580억원 가량을 뺐다는 것을 생각하면 굉장히 이례적이죠.

자금을 한차례 뺐던 지난달 20일 이후로 보더라도 오늘까지 13거래일 연속 순매수하고 있습니다.

기간을 늘려 10월 21일부터 보면 오늘까지 단 12거래일을 제외하고 줄곧 산겁니다. 이 기간 주가는 50%가까이 올랐습니다.

<앵커>

사실 그 전 주가를 보면 그다지 큰 특징이 없었는데요.

기관이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군요.

1분기 전망도 괜찮나 봅니다.

<기자>

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롯데칠성의 올해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31%, 161.51%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예측할 수 실적외에 롯데칠성의 주가를 움직이는 건 또 있습니다.

첫째는 일본 불매 운동 등 대외적인 리스크고요.

둘째는 서울 강남 일대 마지막 남은 '금싸라기 땅'으로 꼽히는 서초동 부지 개발과 관련한 기대감입니다.

인근 삼성타운의 두 배에 달하는 크기로, 지난해 하반기 기준 약 7,250억의 가치를 평가받는 곳인데요.

지난해 6월 서울시와 서초구가 해당 부지의 개발안을 담은 '재정비 안'을 마련하면서 주가가 기대감을 받았었고요.

향후 이 안이 본격화되면 주가도 상승 탄력을 받을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힙니다.

<앵커>

증권사들이 보는 목표주가는 어느 정도 수준입니까?

<기자>

최근 주요 증권사들이 롯데칠성에 대한 눈높이를 높였습니다.

키움증권과 대신증권은 17만원을, 하이투자증권은 16만5천원을 적정가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박해린 증권부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