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로 세상과 소통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최근 국내외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어 화제다. 음성 기반의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소셜미디어 '클럽하우스(Clubhouse)'다. 클럽하우스 개발사인 알파 익스플로레이션의 기업가치는 8개월 만에 10배 올라 현재 10억 달러로 평가 받는다.
무엇보다 클럽하우스는 사진이나 텍스트 기반의 기존 SNS와의 차별화가 뚜렷해 신선하다는 평가다. 초대장이 있어야만 가입할 수 있는 희소성까지 있다. 오로지 음성으로만 진행되고 녹음도 할 수 없어 주변의 성공에 나 혼자만 소외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의미하는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의 끝판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금 이 순간 참여하지 않으면 다시는 들을 수 없는 스토리가 가득하기 때문이다. 24시간 이내에 확인하지 않으면 사라지는 인스타그램 스토리와 유사하게 고객 심리를 자극했다는 해석도 있다.
클럽하우스는 현재 아이폰으로만 이용 가능하다. 데이터 제공업체인 앱 애니에 따르면 지난달(1월) 마지막 주에만 약 94만 명이 이 앱을 설치했다. 주간 순 이용자 수는 1월 말 기준 200만 명에 달한다.
해외에서는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가 클럽하우스 인기에 더욱 불을 붙였다. 머스크는 클럽하우스에서 게임스톱 주식 거래를 제한한 로빈후드의 CEO 블래드 테네브를 인터뷰하며 대중의 관심을 끌었다. 머스크 외에도 오프라 윈프리, 마크 저커버그 등 유명인의 클럽하우스 행은 이어지고 있다.
최근 한국인들의 가입자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국내에서는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과 가수 호란 등 유명인들이 연일 클럽하우스의 채팅방을 찾고 있다. 특히 당근마켓 등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클럽하우스 초대장을 사고 파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처럼 일명 '인싸'앱으로 떠오르고 있는 클럽하우스는 가입만 하면 채팅방에서 유명인들의 이야기를 라디오 사연을 듣듯 편하게 접할 수 있다는 게 매력 포인트로 꼽힌다. 게다가 채팅방에 입장하면 누구나 참가자로서 목소리도 낼 수 있다.
사진이나 텍스트 대신 오디오를 차세대 소셜미디어로 택한 클럽하우스는 과연 소셜미디어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까.
음성 기반의 SNS가 대세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트위터가 자사 플랫폼 내에 새로운 음성 기반의 SNS인 'Spaces'를 출시하기 위해 테스트하는 등 경쟁업체들이 클럽하우스의 성장세를 견제하고 있는 모습이다.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로 모임이 금지된 가운데 클럽하우스가 SNS상에서 사람들을 부담 없이 모이게 한 점을 공략한 것도 유효했다는 평가다. 이메일 서비스 슈퍼휴먼(Superhuman)의 라훌 보흐라 대표는 "이 앱(클럽하우스)은 절묘하게 타이밍이 좋았다"고 밝혔다.
반면 클럽하우스의 인기가 단순 유행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광고 업계 간부는 파이낸셜타임스(FT)를 통해 "클럽하우스는 코로나로 누구도 여행할 수 없는 세상에서 즉흥적인 기조 강연이다. 콘퍼런스의 공백을 메우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코로나 종결로) 세상이 열리고 사람들이 직접 행사에 갈 수 있게 되면 (클럽하우스는) 살아남지 못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