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 LG생황건강에 '화장품 1위' 내줬다…코로나 쇼크 '직격타'

입력 2021-02-03 20:25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지난해 실적이 급감하며 LG생활건강에 화장품 업계 1위 자리를 처음으로 내주게 됐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연결 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이 1천507억 원으로 전년보다 69.8%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3일 공시했다.

매출은 4조9천301억 원으로 21.5%, 순이익은 220억 원으로 92.2% 줄었다.

주력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의 매출은 4조4천322억 원, 영업이익은 1천430억 원으로 각각 20.6%, 67% 줄었다. 순이익은 219억 원으로 90.2% 급감했다.

이니스프리, 에뛰드, 에스쁘아 등 나머지 계열사의 실적도 부진했다. 코로나19로 국내외 화장품 시장이 위축된 영향이 컸다.

이에 따라 아모레퍼시픽그룹은 화장품 부문(헤어·보디용품 포함) 매출 기준으로 업계 1위 자리를 LG생활건강에 넘겨줬다.

지난달 27일 실적을 발표한 LG생활건강의 지난해 화장품 부문 매출은 5조5천524억 원, 영업이익은 9천647억 원이다.

지난해 아모레퍼시픽, 이니스프리, 에뛰드 등 아모레퍼시픽그룹 뷰티 계열사의 화장품을 포함한 전체 매출은 5조1천14억 원, 영업이익은 1천507억 원으로 LG생활건강에 크게 뒤처졌다.

중국 등 해외 시장에서의 성과가 두 업체의 희비를 가른 것으로 분석된다.

LG생활건강은 코로나19 사태에도 고가 제품을 중심으로 브랜드 입지를 강화하며 중국과 미국 등 해외 시장에서 선전했다. 특히 '후' 등의 브랜드가 중국에서 고가 브랜드로 인지도를 굳히며 현지 온라인 시장에서도 좋은 성적을 냈다.

반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온라인 시장 대응이 늦은 데다 해외에서 이니스프리 등 중저가 브랜드 확대 중심의 전략을 펼쳤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지난해 아모레퍼시픽의 국내 온라인 매출이 전년 대비 50% 증가하는 등 전반적으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자평했다.

e커머스 분야에서는 30% 이상의 매출 증가를 목표치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