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노사 간에 잠정합의안이 도출되며 판매 자회사 설립과 관련한 갈등이 일단락됐지만 합의가 백지화될 가능성도 제기되며 노조 총투표 결과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한화생명 노조 측은 "노조 측의 요구 사항이 반영된 잠정합의안이 도출됐지만 조합원들의 반대 목소리도 높다"며 "노사 잠정합의안이 조합원 총투표에서 부결될 경우 관련 합의는 백지화될 것"이라고 3일 밝혔다.
노조 관계자는 지난 2일 사측과 합의를 통해 5년 간 고용안정협약·재취업 약정·승진보상 등 노조 측의 요구사항이 담긴 잠정합의안을 도출해 파업을 중단하고 업무에 복귀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3일 오후 6시까지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 투표를 진행하지만 판매 자회사 설립 전면 반대를 주장하는 조합원들의 의견이 우세할 경우에는 합의안이 무산될 전망이다.
한화생명 노조 측은 잠정합의안 관련 찬반 총투표 결과 합의안이 부결될 경우 노조 집행부는 합의안 체결에 대한 책임을 안고 총사퇴할 예정이며, 즉각 비대위를 구성해 재논의에 나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 노조 집행부 관계자는 "노조 측이 요구한 사항들이 모두 (반영)됐는데 아직 많은 조합원들은 자회사 저지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생명의 노사갈등은 지난해 말 한화생명 사측이 이른바 '제판분리'의 일환으로 오는 4월 중으로 판매 전문 자회사 설립 계획을 발표하며 불거졌다.
당시 한화생명 측은 판매 전문사를 한화생명의 100% 자회사로 설립할 예정이며 한화생명 내 전속 판매 채널을 물적 분할로 분사하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물적 분할 방식을 선택한 만큼 영업 관리인력도 인위적인 구조조정 없이 현재 그대로 이동하며, 근로조건도 현재와 동일하다는 것이다.
반면 한화생명 노조는 제판분리에 따른 고용 불안정을 해소하지 못한다면 사측의 결정을 따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한화생명 노사는 갈등을 조율하기 위해 지난달 5일부터 26일까지 TF 협상을 진행했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고, 한화생명 노조는 고용 안정화 등을 사측에 요구하며 지난달 29일부터 조합원들의 연가투쟁을 진행했다.
다만 지난 1일 노사 간의 잠정합의안이 도출되며, 노조는 2일부터 파업을 중단하고 업무에 복귀했다.
김태갑 한화생명 노조 지부장은 "2일 진행한 화상회의에서도 우려의 목소리와 지지의 목소리가 모두 있어 결과를 예측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부결이 난다면 온라인으로라도 대책위를 구성해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투표 결과는 나와야 알 것 같다"면서도 "직원들은 업무에 정상적으로 복귀해 고객 여러분의 불편함이 없도록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