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와 영국 옥스퍼드대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이 한 차례만 접종해도 보호 효과가 76%로 최장 석달간 유지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옥스퍼드대는 영국,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서 지난달 12월 초 18∼55세 성인 1만7천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 결과를 동료 평가를 거치지 않은 논문에 공개했다고 영국 BBC 방송, 로이터 통신 등이 전했다.
연구진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처음 접종하고 22일째 되는 날부터 효과가 나타나 90일째까지 76% 수준의 보호 효과가 유지됐으며, 12주 뒤 2회차 접종을 하면 효과가 82.4%로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이와 달리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1차 접종과 2차 접종 간격을 6주 미만으로 설정하면 효능이 54.9%로 낮아졌다. 접종 간격이 4주였을 때는 보호 효과가 평균 62%라는 잠정 결과가 나왔다.
즉, 1회차와 2회차의 접종 간격이 12주 정도였을 때 보호 효과가 높게 나왔다는 것이다. 접종 간격이 길수록 효능이 높아지는 현상은 에볼라, 인플루엔자 백신에서도 비슷하게 발견된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전했다.
아울러 1회 접종만으로도 바이러스의 전염 가능성도 상당히 줄었다는 희망적인 초기 시험결과가 나왔다.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을 1회차만 맞아도 유전자증폭(PCR) 방식의 감염 검사 결과 양성 판정이 49∼78%, 평균 67% 감소했다.
임상시험을 이끈 앤드루 폴러드 옥스퍼드대 교수는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 간격을 4주에서 최장 12주로 늘린 영국 정부의 지침을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백신은 통상 1회차 접종을 하고 3∼4주 뒤 2회차 접종을 하는데 영국 정부는 최대한 많은 보건 취약층에게 1회차를 먼저 접종하려고 백신 접종 간격을 확대해 논란이 일었다.
영국의학협회(BMA)는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백신을 신속하게 접종해야 한다는 점에 동의한다면서도, 접종 간격은 최대 12주가 아닌 6주로 줄여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이번 시험 결과는 영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 유럽의약품청(EMA) 등 백신 긴급 사용 승인을 신청한 25개 규제기관에 제출할 계획이다.
다만, 많은 나라가 궁금해하는 65세 이상 고령층 사이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효능을 뒷받침할만한 자료는 이번 논문에 담기지 않았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