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작년 추석 연휴보다 위험성 더 커…재확산시 대유행"

입력 2021-02-01 06:36
수정 2021-02-01 07:54
주간 감염 재생산지수 재상승
일일 확진자 작년 추석 연휴보다 많아


정부는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할 경우 유행 규모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규모 인구 이동이 예상되는 민족 최대 명절 설 연휴(2.11∼14)를 앞둔 상황에서 섣불리 방역 수위를 낮췄다가는 재확산의 불씨가 되살아날 수 있는 만큼 방역 조치는 가급적 신중하게 완화해야 한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강도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2차관)은 31일 온라인 정례 브리핑에서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수도권 2.5단계, 비수도권 2단계) 연장 방침을 발표하면서 "많은 고심과 논의 끝에 지금은 방역에 힘을 실어야 할 시기라고 결론지었다"고 밝혔다.

강 1총괄조정관은 "아직도 400명대라는 많은 환자 수가 나오고 있고, 또 전국적인 발생 양상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여기에 재확산까지 일어난다면 짧은 시간 내에 수천 명의 환자가 발생하는 대유행으로 번질 위험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최근 들어 주요 방역 지표는 곳곳에서 '경고음'을 내고 있다.

거리두기 단계 조정의 핵심 지표인 최근 1주간(1.24∼30) 지역발생 확진자는 하루 평균 424.3명으로, 직전 2주(1.17∼23) 384명보다 40.3명 증가하며 2.5단계 범위에 재진입했다. 이 기간 새롭게 발생한 집단발병 사례가 35건에서 11건으로 줄었지만 확진자는 오히려 증가세를 보인 셈이다.

또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60세 이상 환자 역시 일평균 109.9명에서 112.6명으로 소폭 증가했다.

아울러 신규 확진자 가운데 자가격리 상태에서 확진된 사람 비율을 뜻하는 '방역망 내 관리 비율' 역시 44.2%에서 37.0% 수준으로 더 낮아졌고, 확진자 1명이 몇 명을 전파시키는 지 보여주는 감염 재생산지수 역시 1 가까이 오른 상태다.

강 1총괄조정관은 "주간 감염 재생산지수도 3주 전 0.79까지 낮아졌다가 지난주 0.95로 재상승했다"며 "이런 추세가 일시적인 증가에 불과할지 3차 유행이 재확산되는 국면으로 전환되는 것인지는 판단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강 1총괄조정관은 특히 "이번 설 연휴는 작년 추석 연휴 직전보다 많은 (수준인) 하루 400명대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는 시기에 있어 위험성이 더 큰 상황"이라면서 "자칫 여기서 긴장이 이완되고 본격적인 재확산이 시작된다면 그 여파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위험하다. 조금만 더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강 1총괄조정관은 거리두기 연장 결정을 앞두고 많은 고민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거리두기가 장기화함에 따라 소상공인, 자영업자 등 서민 경제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고 국민들의 (방역) 피로도 또한 높아지고 있는 점이 가장 큰 고민거리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주 뒤에 유행 추세 등을 보고 (거리두기 단계 및 집합금지·운영제한 조정 등에 대해) 다시 판단할 예정"이라며 "관련 협회, 단체 등과도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방역수칙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