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시설투자 확대와 함께 조만간 인수합병(M&A) 추진에 적극 나설 뜻을 내비쳤다.
삼성전자 경영지원실 최윤호 사장(CFO)은 28일 4분기 실적 발표후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 "삼성전자는 기존 산업에서 시장 주도적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하고 신규 산업에서도 지속성장 기반을 강화하고자 한다"며 "이를 위해 보유한 재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전략적으로 시설투자를 확대하고, M&A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2017년 자동차 전장회사인 하만 인수 이후 M&A를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는 그간 삼성전자가 이재용 부회장의 사법리스크 등과 맞물려 M&A에 소극적인 게 아니냐는 관측이 많았다.
최 사장의 이날 발언은 올해부터 3년간(2021~2023년) 진행할 주주환원정책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최 사장은 지난 주주환원정책 기간(2018∼2020년) 동안 의미있는 규모의 M&A가 없었다는 지적에 대해 "지난 3년 동안 지속적으로 M&A 대상을 매우 신중히 검토해왔으며, 이에 따라 많은 준비가 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최 사장의 이날 발언으로 볼 때 업계는 삼성전자가 조만간 글로벌 유망 반도체 기업 가운데 한 곳을 인수할 것으로 전망한다.
업계에는 삼성전자가 '2030년 시스템 반도체 1위' 목표 달성을 위해 시스템 반도체나 파운드리 분야의 유망 회사를 인수하는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삼성전자는 이와 함께 대만의 TSMC와 격차를 좁히기 위해 극자외선(EUV) 장비와 신규 공장 신설 등 파운드리 부문의 투자도 대폭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파운드리 경쟁사인 대만의 TSMC가 올해 최대 30조원이 넘는 막대한 투자를 예고해 삼성도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최근 외신들도 앞다퉈 삼성의 미국 투자계획을 보도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21일(현지시간) "삼성전자가 100억달러(약 11조원) 이상을 투자해 미국 텍사스주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삼성전자가 향후 3나노 칩까지 제조 가능한 공장을 오스틴에 설립하기 위해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22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전자가 애리조나, 텍사스 또는 뉴욕에 반도체 공장을 짓기 위해 170억 달러의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하며 삼성의 투자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