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개막식 일정이 6개월 앞으로 다가왔으나 준비 상황보다 취소 가능성이 더 주목받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올해 올림픽 개최가 어렵다는 지적은 오래전부터 제기됐지만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가 일본 정부 내부에서 올해 올림픽을 취소해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는 보도를 하면서 취소론에 불이 붙었다.
일본 정부, 조직위원회,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일제히 보도를 부인하고 나섰다.
하지만 그간 금기시하던 올림픽 취소론이 오히려 양지로 나오는 계기가 될 조짐도 보인다.
나카가와 도시오(中川俊男) 일본의사회 회장은 올림픽·패럴림픽 개최와 관련해 의료 제공 능력에서 본다면 외국인 환자까지 수용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말했다.
23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나카가와 회장은 전날 도쿄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의료 제공 체제가 압박받는 상황이 개선하지 않는 이상 외국인 환자까지 수용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선수단만으로도 대단한 숫자다. 의료 붕괴가 빈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용 가능한지를 말하자면 가능하지 않다는 쪽"이라며 "백신이 극적으로 기능하거나 특효약이 급하게 나온다거나 그런 신내림과 같은 것이 벌어지는 것은 별개"라고 언급했다.
나카가와 회장은 "현시점에서 일본의사회가 개최 가능한지 언급할 의도는 없다"고 전제했으나 현실적인 어려움을 지적한 것이라서 취소론에 무게를 싣는 양상이다.
다급해진 일본 정부는 '완전한 형태의 올림픽'이라는 목표를 팽개치고 '무관중 개최'라는 극약 처방까지 꺼내 들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경기장 관중 수용 방안에 관해 '상한 없음', '50% 감축', '무관객' 등 3가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고서 일본이 올림픽 개최를 위해 움직이고 있다고 강조했다고 마이니치(每日)신문은 23일 전했다.
그러나 무관중 개최는 일본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도쿄신문에 따르면 미야모토 가쓰히로(宮本勝浩) 간사이(關西)대 명예교수(이론경제학)는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을 관중 없이 개최하는 경우 경제적 손실이 약 2조4천133억엔(25조7천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추산을 전날 발표했다.
취소하는 것보다는 손실이 적지만 상처뿐인 영광이 될 가능성이 큰 셈이다.
작년 3월에 내놓은 추산에 의하면 취소하는 경우 경제적 손실은 4조5천151억엔(약 48조1천억원)이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은 올림픽 개최를 희망하는 일본 입장에서는 악재로 볼 수 있다.
아베와 친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작년에 올림픽 1년 연기 방안을 제안해 아베를 위기에서 구해줬으나 방역을 중시하는 바이든 대통령이 대회 개최와 관련해 호의적인 메시지를 내놓을지는 불투명하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닛케이)은 성화 봉송 개시를 계획하고 있는 올해 3월까지는 올림픽 개최 문제와 관련한 방향성을 내놓아야 할 필요가 있으며 넘어야 할 장애물이 많다고 진단했다.
이런 가운데 조직위원회는 코로나19로 긴급사태가 선언된 지역의 성화 봉송을 보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닛케이는 전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는 다음 달 7일을 끝으로 긴급사태를 해제한다고 앞서 밝혔으나 연장될 가능성을 염두에 둔 조치로 볼 수 있다.
도쿄올림픽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