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시위 우려…바이든 취임 앞두고 美 50개주 초비상

입력 2021-01-17 13:17


오는 20일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50개 주 전역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극단주의 세력의 무장 시위가 미국 전역에서 계획되고 있다는 당국의 경고가 나오면서다.

워싱턴DC에는 첫 흑인 대통령 탄생으로 테러 우려가 제기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2009년 취임식보다 배 이상 많은 2만 명의 주 방위군이 투입되고, 이를 2만5천 명까지 늘릴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취임식장인 의사당 앞 내셔널 몰에는 과거 수십만 인파가 몰렸지만, 올해는 이미 봉쇄에 들어가 일반인의 출입이 제한 또는 금지되고 있다.

백악관과 의사당을 잇는 내셔널 몰 인근의 지하철역도 모두 폐쇄됐으며 워싱턴DC 내 주요 도로의 통행 역시 차단됐다.

백악관과 의사당, 기타 연방정부 건물, 내셔널 몰 주위로는 높은 철제 펜스까지 세워지는 등 워싱턴DC가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수준으로 사실상의 '봉쇄'에 들어갔다.

연방수사국(FBI)은 주말인 16일부터 취임식날인 20일까지 미 전역의 주 의회에서 무장 시위 가능성을 경고했다.

이에 따라 50개 주 정부는 보안을 대폭 강화하고 주 방위군과 경찰 등 법집행 인력 배치를 크게 늘리고 있다. 특히 초박빙 승부 끝에 바이든 당선인이 승리한 주와 공개장소에서 총기를 소지할 수 있는 주가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 긴장의 끈을 바짝 조이고 있다.

CNN방송에 따르면 플로리다와 메인 주는 주 의사당 주변에 방위군을 이미 배치했다. 애리조나, 캘리포니아, 미시간, 버지니아 주는 주 의회 주변에 펜스를 설치하고 시위대 통제를 위한 추가 조처를 했다.

펜실베이니아 주는 아예 장벽을 세웠고, 켄터키와 텍사스 주는 주 의사당 부지를 일시적으로 폐쇄했다.

미시간 주는 의사당 내 총기 휴대를 금지했지만 지난해 중무장 시위대가 의사당에 몰려든 악몽을 경험한만큼 이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시간 주 상원과 하원은 취임일 전후의 회의 자체를 취소했다.

의사당 광장을 폐쇄해버린 버지니아를 비롯해 메릴랜드, 뉴멕시코, 유타 주에선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뉴저지 주는 주 정부 직원들에게 취임식 당일 재택근무를 지시했다.

오리건 주는 의사당 폭력 위협 정보를 수집하고 공유하기 위해 지휘 본부를 구성했고, 일리노이, 위스콘신 주는 의사당 1층 창문에 판자 가림막을 설치했다.

미 전역이 제2의 의회 난입 사태를 막기 위한 '철통 방어 태세'에 돌입한 가운데 아직 주의사당 등 인근에서 시위대의 모습은 목격되지 않았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대부분의 시위는 일요일인 17일에 예고됐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