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억 비트코인 버린 남성…"찾으면 780억원 기부"

입력 2021-01-16 21:26


한 영국 남성이 수천억원에 달하는 비트코인이 든 하드디스크 드라이브를 실수로 버린 사실을 뒤늦게 인지하고 이를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16일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영국 웨일스 뉴포트의 IT업계 종사자 제임스 하우얼스는 비트코인이 든 자신의 드라이브가 쓰레기 매립지에 묻힌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이곳을 파내게 해주면 5천250만파운드(약 787억원)를 기부하겠다고 뉴포트 시의회에 제안했다.

해당 드라이브에는 7천500비트코인이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1비트코인의 가격은 한화 4천100만원으로, 이를 환산하면 금액은 약 3천75억원에 달한다.

그는 2009년부터 암호화폐를 채굴했던 당시 가치가 매우 낮아 이 드라이브의 존재를 잊고 지냈다가 1비트코인 가격이 1천200달러(약 130만원)까지 치솟았을 때 이를 인지했다.

하지만 하우얼스는 2013년 6∼8월 중에 실수로 이를 버렸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후 쓰레기 처리장을 찾아 드라이브의 행방을 추적한 그는 좌표 참조시스템을 이용해 매립지 특정 부분을 파낸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우얼스는 CNN에 "비트코인을 되찾으면 내 비트코인의 25% 또는 5천250만 파운드를 기부하겠다"면서 "약속이 이행된다면 31만6천 명의 뉴포트시 주민은 각자 175파운드(약 26만원)씩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머지 절반가량은 이번 계획에 투자한 사람들에게 돌려주고, 남은 25%를 내가 가지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드라이브를 되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뉴포트 시의회 측은 "현재로선 이를 허가할 수 없다. 이곳을 파내면 주변 지역의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매립지를 파낸 뒤 다시 묻고 잔재들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수백만 파운드가 들 수 있다"고 사실상 불가 의견을 보였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