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마지막 CEO 살펴볼까요.
빌게이츠의 편지, 답정너의 결단력. 우리 시청자분들 중에는 아시는 분도 있을 것 같은데, 누구 얘기입니까?
<기자>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이야기입니다.
최근 빌게이츠로부터 편지를 받은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죠.
<앵커>
마이크로소프트의 빌게이츠가 한국의 화학회사 부회장에게 편지를 썼다... 이유가 궁금해지는데,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빌게이츠는 전세계 소아마비 치료를 위해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이와 관련 있는 키워드인데요.
LG화학이 최근 국제구호기구인 유니세프와 우리돈으로 약 870억원 규모의 유폴리오 공급 계약을 맺었습니다.
유폴리오는 LG화학이 개발한 소아마비 예방백신인데요.
빌게이츠는 LG화학이 소아마비 백신을 개발하고 공급을 위해 노력한 것에 고마움을 편지로써 표현했다고 합니다.
신학철 부회장 역시 “이번 성과는 빌&멀린다 게이츠재단의 지원과 협력이 있어서 가능한 일이었다”고 답했고요.
참고로 빌&멀린다 게이츠재단은 지난 2017년부터 LG화학이 유폴리오를 개발하는 데 우리돈 630억원 가량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집니다.
<앵커>
그러니까 LG화학이 소아마비 백신을 개발하는 데, 빌게이츠가 그동안 지원을 해왔다 라는 거군요.
그런데 LG화학이 제약바이오 회사였습니까? 백신도 개발을 하네요?
<기자>
아무래도 LG화학에서는 기초소재 부문이 실적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최근에는 2차전지 이슈로 특히 주목을 받고 있어서 바이오 부문까지는 잘 모르실 수도 있는데요.
LG화학은 지난 2017년에 제약기업인 ‘LG생명과학’과 합병을 했습니다.
합병 후 4년 동안 연구개발비로 6천억원을 투자하면서, 최근 JP모건 컨퍼런스에서 통풍, 비만 치료제 등 40개 신약 성과를 발표하기도 했는데요.
소아마비 백신 개발 역시 이런 배경에서 결실을 맺을 수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럼 두번째 키워드 '답정너의 결단력'. 이 키워드는 무슨 말입니까?
<기자>
앵커는 답정너 무슨 뜻인지 아십니까?
<앵커>
김 기자 오늘은 여러가지로 저를 시험에 들게 하네요.
답은 정해져 있어. 넌 대답만 하면 돼. 이 뜻이잖아요.
<기자>
네 제가 답정너였네요.
아무튼 지난해 LG화학이 배터리 사업부문을 따로 떼어냈잖아요.
당시 신학철 부회장은 주총에서 개인투자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원안대로 승인하겠다고 의사봉을 두드리면서 ‘답정너’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었습니다.
개인투자자들 입장에서는 LG화학에서 배터리 빼면 뭐가 남냐, 주가가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컸던 거죠.
<앵커>
당시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물론 불만이 많았겠지만, 지금의 주가를 보면 화가 좀 풀리지 않았을까 싶기도 한데요.
<기자>
LG화학의 주가는 어제까지만 해도 100만원을 넘어섰었죠.
비록 오늘은 국내 시장이 전체적으로 빠지면서
LG화학도 3% 넘게 하락해 97만9천원에 거래를 마쳤는데요.
전체적으로 보면,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배터리 사업부문을 따로 떼어내서 만든 LG에너지솔루션이 이르면 올해 하반기 상장할 예정이라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고, 또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투자 확대로 시장지배력을 높일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입니다.
<앵커>
그런데 LG화학이 배터리 사업부문을 따로 떼어 냈는데, 배터리 호재가 LG화학에 호재가 되는 건 왜 그런거죠?
<기자>
분사한 LG에너지솔루션이 LG화학의 완전자회사로 남아있어서, 배터리사업 부문의 이익이 LG화학의 연결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되면 LG화학의 지분 가치가 희석될 것이라는 일부 투자자들의 우려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긴 합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본다면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필요한 결정이었다는 것이 증권업계의 분석인데요.
앞서 LG화학은 배터리사업 부문의 분사 이유로 “투자 자금 마련”을 들었습니다.
배터리 부문을 따로 떼어나서 상장을 시키고, 그 자금으로 배터리사업에 투자를 늘려 시장지배력을 높인다는 구상인데요.
올해 자동차업계를 중심으로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거든요.
답정너라는 소리를 듣긴 했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에는 결국 신 부회장의 결단력이 필요한 상황이었던 겁니다.
<앵커>
신 부회장은 구광모 회장이 추진한 개혁의 상징같은 인물 아닙니까.
LG화학에서 처음으로 외부영입한 CEO잖아요.
이런 결단력을 기대했던 모양입니다.
김보미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