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 이래' 최고가 쓴 삼성전기…주가 더 간다? [박해린의 뉴스&마켓]

입력 2021-01-13 17:41
수정 2021-01-13 17:41
<앵커>

박해린 증권부 기자와 함께 하는 뉴스&마켓 시간입니다.

박 기자, 오늘도 시간 관계상 한 종목만 다뤄야 할 텐데요.

오늘 삼성전기의 상승세가 두드러지더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삼성전기는 오늘 전 거래일보다 5.44% 오른 20만3,5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오늘 많은 뉴스에서 "삼성전기가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라고 전했는데요.

사실 52주 신고가 수준이 아니라 상장 이후 최고가를 연일 경신하고 있는 겁니다.

<앵커>

상장 이후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는 거군요.

언제부터 이렇게 상승 탄력을 받아온 겁니까?

<기자>

지난해 3월 19일, 그러니까 코로나19에 대한 우려로 우리 증시가 가장 많이 빠졌던 날 삼성전기의 주가는 8만1,700원을 기록했는데요.

약 10개월 만에 150%가량 상승했습니다.

3월 19일 당시 삼성전기의 시가총액은 코스피 기준 27위였는데 지금은 한 계단 올라온 26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게 떠들썩하던 종목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조용히 무섭게 상승하고 있었네요.

왜 이렇게 주가가 오르는 겁니까?

<기자>

적층세라믹콘덴서, 줄여서 MLCC라고 하는데요.

삼성전기의 주 수익원인 MLCC 사업이 올해 호황기에 접어들 것이란 기대감 때문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MLCC는 전력을 저장했다가 반도체 등에 공급해 주는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TV와 스마트폰, 전기차 등 반도체가 들어가는 제품의 핵심 소재로 쓰일 수밖에 없겠죠?

반도체 산업이 살아나면 MLCC 수요도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지난해부터 IT 경기가 살아나면서 스마트폰 판매량이 크게 늘고 있잖아요?

증권업계에선 5G 스마트폰 출하량이 지난해 2억7천만 대에서 올해 6억7천만 대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이에 따른 삼성전기의 수혜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앵커>

네, 최근에 보면 아이폰12를 비롯해 중화권 스마트폰 업체들도 공격적으로 스마트폰을 내놓고 있더라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또 올해부터 전기차, 자율주행차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잖아요.

자동차에 들어가는 전기·전자 장치용, 줄여서 전장용이라고 말하는데요.

전장용 MLCC의 수요도 급증한 것으로 예상됩니다.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MLCC는 약 1,000개인데 자동차에는 3,000~8,000개의 MLCC가 들어간다고 합니다.

최신 전기차를 기준으로는 1만3,000개 안팎, 차세대 자율주행차에는 1만5,000개 정도가 필요하다고 하니 전기차, 자율주행차 시장이 급성장하면 전장용 MLCC의 수요도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앵커>

수요가 그렇게 늘어나면 수급 불균형이 나타날 것 같은데요.

가격도 오르는 것 아닙니까?

<기자>

아직은 MLCC 가격 인상 소식은 없는 것으로 확인됩니다.

다만 삼성증권은 "올 3분기부터 MLCC 공급 부족이 부각될 개연성이 높다고 판단한다"라며 가격 상승을 예상했습니다.

<앵커>

5G에 전기차, 자율주행차 이슈까지 묶여 기대감이 일고 있는 상황이군요.

박기자, 그래도 지난해부터 꾸준히 상승해 온 종목이잖아요.

이미 갖고 계신 분들은 차익실현을 고민해 볼 시기인 것 같고, 신규 투자자분들은 현재 주가가 다소 부담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기자>

삼성전기를 언급할 때 비교 대상이 되는 곳은 일본의 무라타입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무라타는 세계 MLCC 시장 점유율 38% 정도를 차지하고요.

무라타에 이어 삼성전기는 23% 정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최근 무라타 역시 MLCC 수요 확대에 대한 기대로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는 상황이고요.

NH투자증권은 최근 두 기업의 주가수익비율을 따져보면 무라타가 26.5배, 삼성전기가 17.1배 수준으로 삼성전기가 여전히 저평가돼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증권가에선 아직 삼성전기의 주가가 저평가됐다고 보는 거군요.

<기자>

네, 그리고 최근 스마트폰에 폴디드 줌 카메라를 장착하는 추세가 자리 잡고 있는데, 현재 폴디드 줌 카메라는 삼성전기만 생산하고 있거든요.

삼성전기의 폴디드 줌 카메라 모듈에 애플까지 관심을 보이고 있단 소식이 전해지면서 기대감은 더 일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박 기자, 이제 곧 실적 발표 시즌을 앞두고 있는데요.

4분기 실적은 어떻게 나올 것 같습니까?

<기자>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기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대비 16.8%, 86.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전 분기와 비교하면 삼성전자 스마트폰 재고 조정으로 인해 실적이 다소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은 참고하셔야 하고요.

연간으로 보면, 대신증권은 삼성전기의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실적 전망치와 비교해 각각 58.9%, 38,4%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박 기자, 수급 상황도 정리해 주시죠.

<기자>

지난해 3월 19일 이후 어제까지의 수급을 보면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449억원, 821억원의 주식을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됩니다.

반면 개인은 5,215억원 순매도했습니다.

올해는 분위기가 좀 다른데요.

올 들어 어제까지 외국인과 개인은 삼성전기에 각각 768억원, 802억원의 자금을 넣었고요.

기관은 1,544억원가량의 주식을 순매도했습니다.

오늘도 잠정 집계치지만 외국인은 자금을 넣은 한편, 기관은 자금을 빼낸 것으로 확인됩니다.

<앵커>

올해 들어 외국인과 개인은 사고 있는 한편, 기관은 줄곧 내다 팔고 있는 거군요.

박 기자, 좀 다른 질문일 수 있지만, 최근 기관이 국내 증시에서 자금을 계속해서 빼고 있잖아요.

삼성전기뿐 아니라요. 많은 투자자분들이 궁금해하시더라고요. 왜 그런 겁니까?

<기자>

최근 기관의 흐름을 보면 금융 투자의 매도세가 두드러지고, 연기금도 계속해서 자금을 빼고 있죠.

개인 투자자들이 간접 투자 상품인 펀드보다 직접 투자를 택하면서 펀드를 환매하고 있고요.

운용사들은 펀드 환매 대금을 지급하기 위해 보유하고 있던 주식을 대거 팔아치우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연기금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을 줄이기 위해 매도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 이유가 있었군요.

마지막으로 증권사들의 목표주가까지 들어보겠습니다.

<기자>

최근 증권사들은 앞서 말씀드린 이유들로 목표주가를 올려잡고 있습니다.

IBK투자증권은 18만5천원에서 24만원으로 상향조정했고요.

삼성증권은 23만5천원, 현대차증권은 21만원을 제시했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박해린 증권부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