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3,000선을 넘어 사상 최고치 기록을 경신한 가운데 '공포 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가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11일 VKOSPI는 전 거래일보다 22.17% 상승한 35.65로 마감했다.
이는 코로나19 재확산 우려로 전 세계 증시가 조정을 받던 6월 18일(37.30) 이후 6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VKOSPI는 옵션 가격에 반영된 향후 시장의 기대 변동성을 측정하는 지수로, 주가지수가 급락할 때 급등하는 특성이 있어 공포 지수로도 불린다.
미국의 변동성지수(VIX)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옵션에 기반해 시장 변동성을 나타내는 것과 유사하다.
변동성지수가 통상 하락장에서 상승하는 특성을 보이는 것과 달리 VKOSPI는 새해 들어 급등세를 이어왔다.
작년 말(12월 30일) 22.09였던 VKOSPI는 새해 첫 거래일인 1월 4일 12.31% 급등한 데 이어 전날까지 6거래일간 총 61.39% 상승했다.
이 기간 코스피는 2,873.47에서 3,000선을 뚫고 3,148.45로 274.98포인트(9.6%)나 뛰어올랐다.
특히 코스피가 장중 등락을 거듭하다가 약보합 마감한 11일에도 VKOSPI의 상승 폭이 컸다.
전문가들은 강세장에서 변동성지수가 상승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한다.
특히 시장을 주도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코스피 대형주를 대거 사들이면서 쏠림 현상으로 인해 변동성이 왜곡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1일 코스피 대형주의 거래대금은 32조 9,822억 원으로 종목별로 보면 삼성전자 8조 3,792억원, 현대차 3조 9,192억원, SK하이닉스 1조 5,097억원, 카카오 1조 4,129억 원 등의 순으로 많았다.
올해 들어 지난 11일까지 개인은 삼성전자 한 종목만 3조 8,029억 원어치를 사들여 전체 순매수액(6조2천380억원) 중 약 61.0%를 차지했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추가 상승을 기대하고 콜옵션에 대해 투기적 매수가 이어지면서 콜옵션이 고평가된 동시에 조정 기대감으로 풋옵션 가격도 내리지 않고 버티면서 옵션 가격에 반영된 변동성이 높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VKOSPI는 보통 주가가 내릴 때 튀어 오르는데 최근과 같은 상황은 매우 특이한 현상"이라며 "최근 시장의 투자자들이 그만큼 흥분해 있음을 나타낸다"고 말했다.